피격 말레이시아 여객기 승객이 탑승 직전 SNS에 남긴 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8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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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만약 우리가 사라진다면, 이게 비행기의 모습이야."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자 298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한 네덜란드 탑승객이 이륙 전 페이스 북에 불길한 '농담'을 남겨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코 판(Cor Pan)이라는 네덜란드 남성은 이날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에서 "만약 우리가 사라질 경우를 대비해, 이렇게 생긴 비행기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탑승할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진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코 판의 글은 아직도 '미제'로 남은 지난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채 인도양 인근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건을 두고 한 말로 보인다. 하지만 코 판의 예견은 그대로 적중해 버렸다.

처음 친구들은 그의 농담에 "즐거운 휴가! 그런 정신 나간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야!"라면서 댓글을 남겼다. 코 판은 말레이시아 해변으로 휴가를 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페이스 북 캡처
사진출처=페이스 북 캡처

하지만 코 판의 글이 올라온 지 약 7시간 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피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친구들의 그의 안부를 물으며 걱정하는 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코 판의 친척이라는 누리꾼이 "내 사촌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댓글로 사고 소식을 전했다. 친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SNS 이용자들은 코 판의 글을 공유하며 판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의 글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후 2시 현재 1만 6300여건이 공유되고 있다.

한편, NBC와 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17일 쿠알라룸푸르행 말레이시아 보잉 777여객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피격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추락 장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쏜 미사일에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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