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쑥쑥 크는 ‘황금세대’… 축구협회는 “알아서 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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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이승우-장결희 등 유망주… 협회, 관리는커녕 장학금도 끊어

한국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땐 부푼 꿈을 꿀 수도 있다. 유럽의 빅 리그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예비 스타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FC 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기량을 쌓고 있는 백승호(17)와 이승우(16), 장결희(16), 비야 레알의 안준혁(15), 말라가의 장인석(14)이 대표적이다. 4년 뒤에 백승호는 21세, 이승우와 장결희는 20세라 제대로 성장한다면 충분히 월드컵 대표팀에 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준혁과 장인석은 나이가 어려 대표팀에 들기 어렵더라도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등 ‘바르사 3인방’은 충분히 손흥민(22·레버쿠젠), 기성용(25·스완지시티) 등 선배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같은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위해선 대한축구협회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백승호 등 스페인 유학파는 축구협회가 만든 게 아니라 한국유소년축구연맹(KYFA·회장 김휘) 작품이다. 2009년부터 스페인 현지에서 유소년 교류대회를 만들었고 그 대회에서 빛난 한국 선수들이 스페인 명문 팀들의 ‘러브 콜’을 받은 것이다. 김영균 KYFA 부회장은 “우리가 스페인 진출의 다리를 놨지만 최종적으로는 축구협회가 그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관리는 해당 구단이 해주지만 벨기에같이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체계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과 같은 H조였던 벨기에 축구가 관심을 끌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뒤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8강까지 올라간 원동력에는 체계적인 유소년육성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이다. 월드컵에서 벨기에 돌풍이 분 뒤 유소년을 발굴해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 축구 선진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벨기에의 프로그램에 대해 영국의 BBC 방송 등 유럽의 언론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유망주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사라졌다. 백승호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유망주들에게 매달 지급했던 장학금도 지난해부터 없어졌다. 지금 자라고 있는 스페인 꿈나무들을 제대로 키워야 이 꿈나무들이 구자철(25·마인츠) 등 현 대표팀의 주축인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세대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래야 또 다른 참패를 막을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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