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女 10명 중 8명 ‘데이트 폭력’ 경험…해결 방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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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연인 사이인 B군으로부터 언어적 폭력을 당했다. B군은 화가 나면 A양에게 인신공격은 물론 심한 욕설까지 내뱉어 상처를 줬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던 A양도 익숙해지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소극적 대처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A양은 B군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하고 나서야 자신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란 걸 알게 됐다.

미혼여성 10명 중 8명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이달 1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20~30대 미혼남녀 491명(남성 213명, 여성 278명)을 대상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데이트 폭력의 기준은?'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62%와 여성 80.2%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트 폭력을 가늠하는 기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언어적 폭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신체폭력(45.1%)'이라고 답한데 반해, 여성은 '나에게 직접적인 욕설(36.7%)'이 가장 큰 기준이라고 봤다.

그 다음으로 남성은 '나에게 직접적인 욕설(25.4%)', '기물파손(19.2%)', '혼자 큰소리 욕설(4.7%)', '협박 및 위협·자해(4.2%)'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신체폭력(21.9%)', '혼자 큰소리 욕설(16.5%)', '기물파손(10.8%)', '협박 및 위협·자해(5%)'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실제로 경험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질문에 남성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발언(37.1%)'이 가장 많았으며 '혼자 큰소리 욕설(30.3%)', '기물파손(23.5%)', '나에게 직접적인 욕설(9.1%)'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은 '혼자 큰소리 욕설(31.4%)'을 1위로 꼽은 뒤 '기물파손(29.1%)', '원치 않는 스킨십(15.2%)',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발언(8.5%)' 등을 골랐다.

그렇다면 '데이트 폭력이 발생한다면 참을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 질문에는 성별 구분없이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남녀 모두 '혼자 큰소리 욕설(41.5%)'이 한계라고 답한 것. 이 외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발언(23.2%)', '기물파손(22.4%)', '나에게 직접적인 욕설(6.7%)' 등을 선택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최선책은 이별이라고 남녀가 입을 모았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에 42.4%가 '그냥 헤어진다'를 택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한다(16.3%)', '부모나 지인에 알려 도움을 구한다(15.5%)', '가해자의 주변에 알려 도움을 구한다(11.6%)' 등의 순이었다.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는 "신체적인 폭력이 동반되어야만 데이트 폭력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자신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이면서도 그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폭력은 물론이고, 언어적, 정신적 폭력도 포함되는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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