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D-3]말처럼 잘 뛰어 ‘말근호’… 자주 잊어버려 ‘깜빡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수줍음 많은 김창수, 별명 ‘창숙이’
가리지 않고 잘먹는 윤석영 ‘밥차’
구자철은 잔소리 많다고 ‘구줌마’

“우리 김창수 선수 잘 좀 부탁드립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디어담당관은 8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기자들에게 부탁을 했다. 평소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에 수줍음이 많은 김창수가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 인터뷰 때 미디어담당관이 따로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김창수는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월드컵보다 인터뷰가 더 떨린다”고 했다. 이런 김창수의 별명은 ‘창숙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 팀 동료들이 붙여줬다. 김창수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내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끼리는 이름 대신 종종 부르는 별명이 있다. 구자철(마인츠)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보니 팀 내에서 감독이나 코치들을 대신해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아줌마처럼 넉살 좋은 수다를 섞어가면서 팀 내 일을 구석구석 잘 챙기는 구자철은 ‘구줌마’로 불린다.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은 먹성이 워낙 좋고 가리는 음식이 없어 ‘밥차’라는 별명이 붙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의 닉네임은 ‘갈고리’인데 태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김태영 수비 코치가 선물한 별명이다.

외모나 습관 때문에 붙여진 별명도 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별명은 ‘마이콜’이다. 만화 ‘둘리’에 나오는 캐릭터 마이콜과 헤어스타일이 닮아서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깜빡이’로 불린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뭔가를 자주 잊어버린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말처럼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이근호(상주)의 별칭은 ‘말근호’다.

이름 때문에 얻은 별명도 있다. 지동원(도르트문트)의 별명은 ‘참치’인데 이름이 참치 회사와 같아서 붙은 닉네임이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팬들 사이에서 ‘시누크’로 불린다. 시누크는 수송용 헬기인데 196cm의 큰 키를 이용한 김신욱의 고공 헤딩력을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헬기에 빗댄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로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늘 성경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신욱은 ‘교회 오빠’라는 별명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

마이애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축구 대표팀#별명#이근호#기성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