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쿨’ 선정돼 예산40억 투입한 이태원초교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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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전 긴급 점검]
규모7 강진 견디게 기둥-외벽 보강
부식된 창틀 교체… 안전건물 탈바꿈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초등학교 건물(사진)도 1959년, 1966년에 지어진 낙후된 건물이었다. 하지만 2010년 교육부의 ‘그린스쿨 사업’에 선정된 뒤 40억 원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안전 건물로 탈바꿈했다.

2009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그린스쿨 사업은 교육부 50%, 시도교육청 50% 부담으로 최대 50억 원을 선정된 학교에 투입해 학교 시설 전반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학생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 2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태원초 건물은 당초 내진설계가 없었으나 시설 개선 과정에서 규모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기둥을 보강하고 외벽을 강화했다. 현행법상 3층 이상 연면적 1000m² 이상 건물들은 내진설계를 하는 것이 의무다. 요즘 신축되는 학교 건물은 보통 규모 6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교실과 복도에 설치된 창틀과 창틀안전대는 심하게 부식돼 잘못 기대면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했지만 새것으로 교체했다. 발암성분 때문에 지금은 사용이 금지된 석면 천장재도 무석면 재질로 바꿨다. 노후해 물이 새던 천장 곳곳은 방수처리를 했다.

눈, 비가 올 때면 미끄럼 사고의 원인이던 후문의 가파른 언덕에는 계단과 차양을 설치했다. 서경수 이태원초 교장은 “건물 보강공사 이전에는 시설이 낡아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해했지만 이제는 걱정 없는 학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린스쿨 사업의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각 시도교육청이 비용의 50%를 부담해야 하는 매칭펀드 시스템이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시도교육청은 신청할 엄두도 못 낸다.

이 때문에 올해 서울, 경기, 경북, 대전, 울산 등 5개 시도교육청은 사업 신청을 포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1년까지는 연평균 45개 학교가 혜택을 받았지만 올해는 10개 학교뿐”이라며 “그린스쿨 사업을 없앨지, 교육부가 사업비를 더 투자하는 방향으로 선회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신진우 기자
#학교안전#그린스쿨#이태원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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