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병언 계열사 130개… 허위 컨설팅비 400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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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숨겨진 계열사 무더기 확인… 사진값 300억 등 1000억 빼돌려
兪, 사장단회의로 경영 전반 관여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관계 회사가 무려 130여 개에 이르며 이들 관계사로부터 허위 컨설팅 비용으로 400억 원 이상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당초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30여 개 계열사가 하지도 않은 컨설팅을 한 것처럼 꾸며 유 전 회장 일가로 보낸 돈이 2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물증을 통해 숨겨진 계열사 및 관계사가 무더기로 드러났고 허위 컨설팅 금액도 2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돈은 유 전 회장과 장남 및 차남이 각각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페이퍼컴퍼니로 빠져나갔고 두 딸에게도 수십억 원이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관계사는 ‘다정한 친구들’ ‘하니파워’ ‘사이소’ ‘에이하나’ 등 수십 개에 이른다. 이 회사들의 경영진에는 유 전 회장 일가와 세모, 천해지 등 핵심 계열사 이사나 감사로 등재된 사람 상당수가 이름을 올려놓았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유명무실한 계열사 및 관계사를 마구잡이로 설립해 축재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아해’ 사진작품을 관계사에 고가에 팔아 남긴 돈이 300억 원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금까지 수사로 드러난 허위 컨설팅 비용과 사진 고가 매각 대금, 개인 자문료와 상표권 사용료 등을 합치면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유 전 회장 일가가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높낮이 모임’이라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계열사 경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증거도 확보했다. 모임 이름은 유 전 회장이 직접 지었으며 2007년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설립되기 직전까지 운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최근 귀국한 유 전 회장의 맏사위 정택수 문진미디어 대표(48)도 회사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고 보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문진미디어 3대 주주인 정 씨는 지난달 28일 유 전 회장의 차남인 혁기 씨(42)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에 올랐다. 미국에 있으면서 검찰의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던 혁기 씨는 최근 정식으로 변호인을 선임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인천=장관석 기자
채현식 채널A기자 sik@donga.com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세월호#유병언#세모그룹#청해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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