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대통령의 자식이기도…” 절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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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朴대통령 사과]
朴대통령, 안산 분향소 찾아 조문
합동분향소 설치 혼선 등 지적에 정무수석 불러 “남아서 해결하라”

박 대통령 조화를 비롯해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조화는 유족들의 항의로 모두 합동분향소 밖으로 치워졌고 벽면에는 조화를 보낸 이들의 이름표만 붙어 있다. 안산=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 대통령 조화를 비롯해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정홍원 국무총리,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조화는 유족들의 항의로 모두 합동분향소 밖으로 치워졌고 벽면에는 조화를 보낸 이들의 이름표만 붙어 있다. 안산=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23분간 현장에 머물면서 유가족들의 절절한 절규와 호소를 들었다.

이날 오전 8시 45분 분향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묵념을 마친 뒤 조의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한테 인사를 해야 할 거 아니냐” “대통령의 자식이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소리를 질렀다.

조의록 작성을 마친 박 대통령이 다가가자 한 남성은 박 대통령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해경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해 달라. 저는 어느 나라 경찰에, 군대에 우리 아기들 살려달라고 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은 “지금 바다에 아이들이 있는데, 대통령이 (전남 진도 사고 현장에) 내려가서 직접 지휘해 달라”며 “내 새끼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이에요. 마지막까지 아이들 손을…, 못 올라온 아이들까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가족들이 합동분향소 설치 장소를 놓고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항의하자 박 대통령은 함께 간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유가족 앞으로 불러 “여기 남아서 이분들의 어려움과 여러 문제들을 자세하게 듣고 전부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또 유가족들에게는 “제가 알아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정무수석은 혼자 남아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들은 뒤 따로 올라왔다.

박 대통령이 분향소를 다녀간 뒤 일부 유가족이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정홍원 국무총리,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를 “보기 싫다. 치워 달라”고 요구해 이 조화들은 분향소 밖으로 옮겨졌다.

분향소 방문 직후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안산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실천과 실행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박 대통령이 분향소를 찾은 것에 대해서도 “광고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진정한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한 실종자 아버지는 “편하게 TV를 통해 사과할 게 아니라 팽목항에도 좀 내려오라”며 “대통령이 얼굴 한 번 더 비치면 구조에 속도도 나고 우왕좌왕하는 행정도 한 번에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   

안산=서동일 / 진도=박성진 기자

#세월호 참사#박근혜 대통령#안산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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