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매일 밤샘 연습…날 채찍질한건 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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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7일 07시 00분


이승철 11집에는 앨범표지에 표기돼있지 않은 히든 트랙이 있다. 한웅재 목사가 쓴 CCM ‘소원’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이다. 이승철은 “아내는 나의 정신적 지주이고, 가족은 내게 산소같은 존재”라고 했다. 사진제공|진앤원 뮤직웍스
이승철 11집에는 앨범표지에 표기돼있지 않은 히든 트랙이 있다. 한웅재 목사가 쓴 CCM ‘소원’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이다. 이승철은 “아내는 나의 정신적 지주이고, 가족은 내게 산소같은 존재”라고 했다. 사진제공|진앤원 뮤직웍스
■ 11집 ‘마이 러브’로 돌아온 ‘센슈얼리즘’ 이승철

대중의 감수성을 읽고 시대의 트렌드를 흡수한다

‘가왕’ 조용필선배 감각 신선한 충격
실용음악과 학생 곡 ‘40분차를…’
새로움 위해 데모 만들어 노래연습
‘비치 보이스’는 심사위원 이승철 담아

평범한 노래도 특별한 노래로 만드는 목소리를 가진 이승철을 두고 ‘보컬의 신’이라 칭찬하지만, 그의 진짜 능력은 ‘감각’이다. 대중의 감수성을 읽는 감각, 시대의 트렌드를 흡수하는 감각. 그 감각은 이승철의 참신한 음악성에 신선도를 유지시켜주고, 28년째 ‘현재 진행형 가수’로 만들어주고 있다.

18일 발표되는 이승철 11집 ‘마이 러브’는 이런 이승철의 감각이 극대화된 앨범이다. ‘네버 엔딩 스토리’ ‘말리꽃’ 같은, 대중지향적인 애절한 발라드는 없지만 새로운 감각을 뽐낸 앨범이다. 힙합스타일의 ‘늦장부리고 싶어’, 레게풍의 ‘비치 보이스’ 등 처음 시도한 장르도 있고, 미국식 정통 팝 ‘그런 말 말아요’처럼 새로운 ‘이승철 발라드’의 시작을 알리는 곡도 있다.

“지난 2년 동안 60곡을 녹음했다”는 이승철은 시간과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반복하며, 히트곡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음악색깔을 선명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번 앨범에 ‘센슈얼리즘’(감각주의)란 부제를 붙인 것도 “감각적인 음악”에 대한 이승철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가을쯤 대중성 강한 발라드를 따로 담아 11집 파트2 ‘에코티즘’(개인주의)이란 이름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흔히 ‘감각적인 음악’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악상으로 만들어진다. 타이틀곡 ‘마이 러브’를 비롯해 9곡의 수록곡 중 7곡을 작곡한 전해성은 이승철과 “생활을 같이 하다시피하면서” 순간순간의 감성들을 악보에 옮겼다.

앨범 작업 막바지에 접했던 ‘가왕’ 조용필의 컴백은 이승철에게 신선한 충격이 됐다. 트렌드를 앞서가며 불황에도 앨범을 고집하는 행보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이승철이지만, ‘가왕’의 감각은 그를 더욱 분발하게 했다.

“‘헬로’ 티저를 보는 순간 그 감각에 놀랐다.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런 시도로 대중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충격이었다. 조용필의 음악으로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고, 후배들에게도 이정표가 돼주셨다. 그런 면에서 존경하고, 부럽고, 배우고 싶다.”

조용필의 ‘바운스’ 만큼이나 이승철의 신곡 ‘40분차를 타야해’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꼽힌다.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 학생이 만든 이 노래를 부르며 이승철은 “이런 노래를 불러야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생소함을 이겨냈다고 했다. 이승철은 신곡의 ‘첫 느낌’을 중요시해 한두 번 가창으로 녹음을 끝내는 스타일이지만, ‘40분차를 타야해’를 녹음하면서는 따로 데모를 만들어서 노래연습까지 했다. “변화를 위해서는 기존 스타일을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11집은 다시 시작하는 앨범이다. 주위 스태프들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 처음 봤다고 하더라. 매일 밤새고 노래 연습하고, 그렇게 노력했다. 내가 노력하게 만들어주신 분이 조용필이다. 그래서 후회보다는 뿌듯함이 많은 앨범이다. 노래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생각나고, 감회가 새롭다.”

이승철은 새로운 감각에 맞는 새로운 활동을 예고했다. “평소와 달리” 2억5000만원이란 거금을 들여 뮤직비디오도 제작했다. 또한 ‘비치 보이스’(Beach Voice)란 이름으로 여름투어에 나서면서 코믹한 영상을 만들었다. ‘슈퍼스타K’ 심사위원으로서 까칠한 이미지를 뒤엎는 반전인 셈이다.

이승철은 ‘어서와’ 패러디로 인터넷상에서 큰 웃음을 주는 존재가 됐다. 작년 ‘슈퍼스타K4’ 출연 당시 참가자를 만나면 “어서 와”라고 말하던 대사와 다소 엽기적인 표정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다양하게 ‘어서와’가 패러디되면서 웃음을 안겼다.

“내겐 천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서와’ 패러디가)가수의 이미지를 젊게 해주고, 10∼20대에게 친근한 존재가 되게 해줬다. ‘슈퍼스타K’ 하면서 안티도 생기지만,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또 다른 세계를 만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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