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지지자 심층면접 조사]지역별 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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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여당 찍었지만 소외받아… 지역 출신이 안 낫겠나”
충청 “세종시 같은 대형 공약 나오면 지지후보 바꿀수도”
TK “박정희 리더십 다시 한번”… 젊은층은 “개혁 필요”
호남 “우리 지역 후보도 없는데… 누가 되든 큰 기대 안해”

지역별로 각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부산·울산·경남(PK)의 유권자들은 지역 출신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편이었고 충청권에선 대형 지역 공약을 내는 후보를 밀겠다는 의지가 도드라졌다.

PK 지역 응답자 상당수는 대구에 연고를 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보다는 각각 경남 거제와 부산 출신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기대를 걸었다.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40개 의석 중 36개를 가져간 걸 감안하면 기류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송모 씨(51·문재인 지지)는 “지금까지 쭉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이번엔 부산 민심을 잘 아는 PK 출신 후보들에게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정권에서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고 대구·경북(TK) 출신 인사가 중용되면서 ‘PK 소외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남 진주에 사는 이모 씨(32·여·안철수 지지)는 “현 정권이 PK를 홀대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지역 민심을 대변하는 데 유리할 것 같다”고 했다.

충청권 유권자들은 세종시 같은 대형 지역개발 공약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대전 서구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정모 씨(41·여·박근혜 지지)는 “대형 사업이 지역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약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는 “세종시를 지킨 박근혜를 찍겠다”고 했지만 야권 후보 지지자 대다수는 ‘박근혜 역할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전 동구의 김모 씨(45·여·문재인 지지)는 “세종시를 공약하고 실행에 옮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한 문 후보의 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TK에선 ‘박정희 향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대구 남구에 사는 이모 씨(51·박근혜 지지)는 “지역경제가 침체됐으니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리더십 있는 후보가 당선돼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역 젊은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이라고 무조건 찍어주지는 않겠다’는 정서도 만만치 않았다. 최모 씨(33·여·경북 포항시·문재인 지지)는 “박 후보가 정치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곳의 20, 30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호남지역에선 “누가 당선되든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았다. 광주에 사는 차모 씨(51·박근혜 지지)는 “정치환경 탓인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에선 큰 정치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누가 호남민심을 대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대선#지역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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