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주사’ 중독 30대 女 “쾌락 때문에…하루 6번 투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0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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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우유주사'로 통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에 중독된 30대 여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0일 검진을 핑계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받아 온 A(31)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광주와 전남 지역 병원 51곳에서 모두 58회에 걸쳐 680㏄(성인 90명 내시경 투약 분량) 가량의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프로포폴을 투약받기 위해 하루 최다 6번까지 각기 다른 병·의원을 찾아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면증 등에 시달리던 A씨는 내시경 검사 때 투약되는 프로포폴이 피곤함을 없애주며, 약 기운에서 깨어날 때 일시적 쾌락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경찰과 의사협회에서 자신의 범행수법과 인적사항을 전파해 광주와 인근병원을 찾는 일이 어려워지자 친척 명의로 수면내시경을 의뢰, 프로포폴을 투약받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성인 여성의 경우 8¤10㏄(1년에 1차례)의 프로포폴을 투여해 수면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통상적이나 A씨는 평균적 양으로는 수면이 되지 않아 1회 20㏄까지 투여해야 하는 등 중독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광주 및 전남 일부 지역 병·의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받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 A씨를 검거했다.

프로포폴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정맥 주사용 마취제로 내시경 시술이나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환자를 재운 상태로 간단한 수술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수면 마취재로도 불린다.

프로포폴은 국내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또 환각증상과 중독성이 있어 오·남용 시 자제력을 상실할 수 있는 한편 강력한 충동, 정신적 의존성, 급격한 저혈압, 무호흡 등 심각한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 용의자 김 모(45·산부인과 전문의)씨가 숨진 이모(30)씨에게 보낸 "언제 '우유주사' 맞을까요"란 문자 메시지에서 '우유주사'는 의료계에서 프로포폴을 가리키는 은어로 사용된다. 프로포폴이 불투명한 백색을 띠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기억상실증 우유(milk of amnesia)'라는 별칭이 붙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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