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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없다”던 이정희, 돌연 사퇴 발표한 이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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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3 16:56
2012년 3월 23일 16시 56분
입력
2012-03-23 15:56
2012년 3월 23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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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전격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자신과 진보정치 진영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조작 파문은 이 대표의 조모 보좌관과 선거캠프의 박모 국장이 17¤18일 여론조사 과정에서 지지자에게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 측의 문자는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동료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한 데 깊이 사과한다. 민주당 김희철 후보가 요구한다면 재경선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파문에 불을 부은 격이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정당에는 거침없이 메스를 들이대던 통합진보당이 자신들의 문제에는 '도덕 불감증'에 걸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갈수록 비등해졌다.
민주통합당 역시 이 대표에게 "문제를 야기한 측의 태산같은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며 사퇴를 압박했고, 경기 안산시 단원구갑 경선에서 패배한 백혜련 전 검사를 후보로 등록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이 대표는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완강하게 버텼고, 그러는 사이 야권 연대는 심각한 균열의 위기를 맞게 됐다.
당 안팎에서는 통합진보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경기동부연합' 진영이 당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 대표의 사퇴를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후보자 등록을 강행하겠다던 이 대표가 전격 사퇴를 선언한 것은 더 이상 퇴로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우군이라 할 수 있는 진보진영이 이 대표에게 등을 돌린 게 결정적이었다.
당내 비 당권파인 구 민주노동당 비주류와 진보신당 탈당파, 국민참여당파 사이에서 이 대표 사퇴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사회 원로들의 모임인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는 "야권연대를 향한 헌신과 희생을 보여달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고,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여론조사 조작은 이 대표가 속한 계파의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전날 문재인 상임고문과 긴급회동을 한 것도 이 대표의 결단에 결정적 영항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 이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나선 마당에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도 없고, 승리한다고 해도 식물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이 대표를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진보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이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다.
무엇보다 도덕성을 생명과 같이 여기는 진보진영이 이번 사태로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한 것은 이 대표의 정치 인생에 두고두고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만약 범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패하게 된다면 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없게 됐다.
이 대표가 '후보직 사퇴'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야권 연대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 대표의 총선후보 사퇴결단은 총선승리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야권의 공동과제를 실현하고 야권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희생과 양보로 받아 들인다"며 "위로와 감사의 말을 동시에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진보당이 관악을 지역에 이 대표 대신 별도의 후보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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