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홍대앞 vs 강남 클러버 최첨단 스타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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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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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자유 vs 심플한 섹시미
홍대앞, 활동적인 톤온톤 매치…강남, 무채색의 지적인 분위기

의상협찬=질스튜어트뉴욕,질스튜어트,헤지스스포츠,TNGT 촬영=강태욱 워크룸K실장
의상협찬=질스튜어트뉴욕,질스튜어트,헤지스스포츠,TNGT 촬영=강태욱 워크룸K실장
클럽을 젊은이들의 ‘하류 문화’ 정도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클럽은 본질적으로 자유롭게 음악과 춤을 즐기는 장소다. 클럽에선 대형 자본에 매이지 않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창작 정신을 담은 ‘인디 음악’을 선보인다. 때로는 일렉트로니카, 힙합음악 속에서 몸을 흔들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한다.

최근엔 날이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웅크렸던 클러버들의 활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계절에 맞춰 그들의 옷도 과감해지는 시기다. 그러나 한 가지, 지역마다 클럽 패션도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인근의 ‘엔비’, ‘엔투’ 등으로 대표되는 ‘홍대 클럽’의 패션은 루스하고 화려한 옷으로 자유를 분출한다. 서울 강남지역의 ‘클럽 엘루이’, ‘앤서’, ‘에덴’ 등 ‘강남 클럽’의 패션은 무채색의 심플한 느낌으로 섹시미를 드러내는 게 포인트다. 오늘 밤, 친구들 또는 연인과 어느 클럽으로 갈지 마음을 정했다면 지역에 맞는 클럽 패션 스타일을 연출해 보는 게 어떨까.

홍대, 자유를 만끽하라

홍대 클러버 룩은 공식이랄 게 딱히 없다. 20대 초중반의 자유로운 영혼들이 집결하는 장소이니만큼 찢어진 청바지, 트레이닝복, 레게 머리, 심지어 코스프레 복장까지 용인되는 자유분방한 문화가 퍼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빠진 청바지나 점프 슈트(상의와 하의가 이어진 옷), 루스한 티셔츠와 레깅스 등으로 캐주얼한 룩을 연출하는 게 최근 경향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이 대부분인 홍대 클러버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고 가격도 저렴하다면 어떤 브랜드든 사양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라, H&M 등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또는 길거리 보세 옷가게에서 옷을 사 입는 이들이 상당수다. 나효진 LG패션 숙녀 캐주얼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홍대 클러버들은 즐기기 편하면서도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보여주는 의상을 선호한다”며 “반대 색깔의 옷을 대비시키거나 같은 색깔인데 톤만 다른 옷을 매치하는 ‘톤온톤’ 등 기본적인 컬러 공식을 지키고 어울리는 소재끼리 매치하는 선에서 개성을 표현한다면 주목받는 클럽 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스한 셔츠에 레깅스가 활동적

여성들은 루스핏 티셔츠나 데님 셔츠를 입고 아래에 레깅스 또는 표면이 코팅돼 있어 가죽 느낌이 나는 ‘오일 코팅’ 바지를 매치하면 활동적으로 보인다. 루스핏 티셔츠는 어깨가 한쪽이 드러나거나 펑퍼짐하게 죽 떨어지는 느낌의 티셔츠가 적당하다. 바지는 레깅스 정도로 딱 달라붙어야 뚱뚱해 보이지 않는다.

‘핫팬츠’로도 불리는 버뮤다도 좋은 아이템이다. 강렬한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에 데님 버뮤다를 입고 안에 스타킹을 신으면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신발은 금속 스터드가 박힌 앵클 부츠를 매치하면 적당하다.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싶으면 스키니진에 가슴 부분이 약간 파인 흰색 티셔츠를, 귀여운 느낌을 살리려면 점프 슈트를 입는 것이 좋다.
남성들은 루스한 핏에 물이 빠진 청바지를 입고 프린트 티셔츠를 매치하면 자유로운 느낌의 빈티지룩을 연출할 수 있다. 챙을 구부리지 않은 야구 모자를 살짝 걸치면 힙합 느낌이 살아난다. 막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온 듯한 느낌이 나는 루스핏 치노 팬츠에 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코디하면 자유분방해 보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럽 엘루이’에서 작년 9월 열린 ‘질스튜어트 뉴욕’ 론칭 파티에서 젊은이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LG패션 제공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럽 엘루이’에서 작년 9월 열린 ‘질스튜어트 뉴욕’ 론칭 파티에서 젊은이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LG패션 제공
강남, 심플한 게 섹시하다

강남 클럽 룩을 연출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은 격식을 갖춘 듯한 느낌을 고수하면서 섹시미를 표출하는 것이다. 클러버의 연령대도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중심인 데다 주변에 회사가 많고, 소비 여력도 높은 지역이라서 생기는 현상이다. 몸매에 자신 있다고 러닝셔츠를 고집하는 남성, 속옷이 보일 정도로 과도하게 노출한 여성은 적어도 강남 클럽에선 환영받지 못한다. 직장인들끼리 2차나 3차용으로 가볍게 클럽을 찾는 사람도 많아 일상적인 옷차림의 클러버들도 종종 눈에 띈다. 색상은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 계열이 무난하면서도 지적으로 보인다.

검은색 미니 드레스는 최적 아이템

여성 클러버에게 검은색 계열의 미니 드레스는 지적이면서도 섹시미를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다. 블랙 드레스는 저지 소재를 택하는 것이 좋다. 별도의 액세서리가 없어도 저지 소재가 조명에 반사돼 화려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팽글(금속과 합성수지 등으로 만든 빛나는 작은 조각) 팔찌나 화려한 클러치 등 액세서리를 매치하면 더 돋보인다. 원피스 위에 X자 모양으로 허리 라인이 깊이 파인 재킷을 입으면 깔끔해 보인다.

몸매에 자신이 있다면 I자형 실루엣의 드레스를 선택해 몸의 굴곡을 드러내는 게 더 섹시해 보인다. 통통한 편이라면 H자형 실루엣의 드레스를 선택해 결점을 커버하는 게 좋다. 등 라인이 깊게 파이거나 어깨가 없는 톱 원피스도 멋스럽다.

강남 클럽에는 검은색 미니 드레스와 화려한 클러치가 어울린다. 반짝거리는 하이힐을 매치하면 금상첨화. 자라코리아 제공
강남 클럽에는 검은색 미니 드레스와 화려한 클러치가 어울린다. 반짝거리는 하이힐을 매치하면 금상첨화. 자라코리아 제공

남성 클러버들에게 유용한 아이템은 트렌치코트와 흔히 ‘콤비’라고 불리는 블레이저다. 트렌치코트 중에서도 라펠(옷깃)이 두 겹으로 만들어졌거나 가죽을 덧댄 제품 또는 트렌치코트의 짧은 버전인 트렌치점퍼 등을 입으면 개성을 더할 수 있다. 코트 안에는 브이넥 티셔츠나 단추를 두 개쯤 푼 셔츠를 매치해 보자. 블레이저는 옷 모양새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포켓스퀘어나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면 돋보인다. 블레이저의 앞 단추를 풀었을 때 보이는 벨트로 개성을 살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 바지는 같은 소재나 색상을 매치하면 지나치게 클래식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청바지나 면바지가 적당하다.

홍대 앞 클럽에서 입을 만한 루스핏 티셔츠와 데님 버뮤다. 여기에 스터드가 박힌 굽 낮은 부츠와 빨간색 클러치를 매치하면 캐주얼해 보인다. 자라코리아 제공
홍대 앞 클럽에서 입을 만한 루스핏 티셔츠와 데님 버뮤다. 여기에 스터드가 박힌 굽 낮은 부츠와 빨간색 클러치를 매치하면 캐주얼해 보인다. 자라코리아 제공
음악을 먹고 자란 클럽의 역사

미군에 의해 서양 대중음악이 전파된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 ‘고고장’을 중심으로 클럽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한 클럽 문화가 탄생한 것은 1994년 홍대 인근에 ‘드럭’이란 클럽이 생기면서다.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그룹 ‘너바나’를 추종하는 음악인들이 모이면서 ‘인디 음악’ 문화가 형성됐다. 클럽이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1년 3월 테크노 클럽을 중심으로 매달 마지막 주 한 장의 티켓으로 홍대 4개 클럽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클럽 데이’가 생기면서 젊은이들이 대거 몰렸다. 2007년부터는 라이브 클럽 행사인 ‘사운드 데이’와 통합돼 2만 원만 내면 홍대 인근 18개 클럽을 갈 수 있게 됐다. 현재는 클럽 간 수익 배분 문제와 상업성이 지나치다는 지적 등으로 클럽 데이가 중단됐다. 최정한 한국클럽문화협회 대표는 “현재는 3, 6, 9, 12월 ‘프리버드’, ‘FF’, ‘에반스’ 등 11개 클럽을 하나의 티켓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 나이트 페스타’가 명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클럽은 2000년대 들어 그 지역에 대형 기획사들이 생겨나고 강남이 패션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클럽 문화가 형성됐다. 홍대에 비해 자유분방한 기운은 적지만 이태원 클럽과 함께 고급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 홍대앞 vs 강남 헤어-메이크업 차이는 ▼

웨이브 & 섹시 vs 포니테일 & 시크

홍대와 강남 ‘클럽녀’들의 머리 및 화장 연출법 역시 다르다. 홍대 클럽녀 스타일은 자연스러우면서도 활동적인 모습, 강남 클럽녀 스타일은 지적이면서도 깔끔한 모습을 강조하는 게 포인트다. 유명 헤어·메이크업 살롱인 포레스타의 이희경 메이크업 원장과 강대중 헤어 스타일리스트에게 연출법을 들어봤다.

홍대 클럽녀들에겐 자연스러운 웨이브 머리에 건강하고 섹시해 보이는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머리 가르마를 타서 한쪽으로 넘기면 여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한 느낌이 난다. 강렬한 비트에 맞게 몸을 흔들어도 크게 헤어스타일이 망가지지 않도록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거나, 한쪽 귀에 머리를 꽂아 넘긴 뒤 실핀으로 고정해두면 편리하다. 원래 머리가 직모라면 머리를 느슨하게 땋거나 아이론을 이용해 컬을 만들어 준다. 파마 머리는 드라이어로 컬을 살려 말린 뒤 스프레이나 왁스를 사용해 컬을 고정시켜 준다.

피부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 그을린 듯한 느낌을 연출하는 게 포인트다. 땀이 나면 메이크업이 지워진 게 티가 나므로 파우더 사용은 자제한다. 금색빛이 나는 아이섀도로 눈두덩에 바탕을 깔고 갈색 아이섀도로 눈꼬리를 강조한다. 검은색 아이라이너로 아이라인을 길게 빼주고 펄이 들어간 검은색 아이섀도로 살짝 그 위를 덮어주면 눈이 깊고 섹시해 보인다. 입술색은 과도하지 않은 누드 컬러를 사용한다.

강남 클럽녀들에겐 머리를 하나로 묶은 포니테일 헤어스타일과 자연스러우면서도 시크해 보이는 화장을 추천한다. 포니테일 헤어는 깔끔하면서도 지적으로 보여 전문직 여성의 느낌을 살려준다. 캐주얼이나 세미 정장 등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이때 정수리 부분을 살짝 부풀려 주면 얼굴이 계란형으로 보인다. 광대뼈가 도드라진 얼굴형이라면 큰 귀고리로 시선을 분산시켜 주면 좋다. 잔머리가 나오지 않도록 헤어스프레이를 사용해 머리를 고정시켜 주고 길게 묶은 머리는 매직기로 찰랑찰랑하게 펴준다.

메이크업은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한다. 다만 시크해 보이도록 검은색 아이라이너로 아이라인을 살짝 올려 빼면서 그려준다. 비슷한 색깔의 아이섀도도 눈의 위와 아래 라인을 연결해 주면 눈이 입체감 있어 보인다. 과하지 않은 분홍빛 립스틱으로 마무리하면 여성스러움이 배가된다.

패션 스타일은 다르지만 메이크업을 할 때 공통적으로 유의할 점은 땀이 나도 번지지 않도록 워터 프루프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스카라가 잘 번지는 눈이라면 아예 속눈썹만 붙이는 게 낫다. 피부 표현도 땀이 나면 번들거려 보일 수 있으므로 펄이 들어간 제품은 자제하는 게 좋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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