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영화 ‘파파’,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채운 118분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1월 25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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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파’(2월 2일 개봉, 감독 한지승)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영화다.

미국 애틀랜타로 사람 잡으러 온 매니저 춘섭(박용우)은 얼결에 육남매의 아버지가 된다. 그것도 각양각색의 인종이 뒤섞인 6남매. 춘섭은 까칠한 첫째 딸 준(고아라)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준이 결국 이를 승낙하면서, 이 수상한 가족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준이 최종 오디션에 출전하기까지, 이 가족은 온갖 사건 사고에 휘말린다. 그 과정에서 전혀 다른 얼굴색을 가진 이들은 서로에게 물들어 간다. 아이들을 귀찮아하던 춘섭은 조금씩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게 되고, 아이들 역시 춘섭을 ‘파파’로 따르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이 ‘글로벌’한 가족 구성이다. 제각각이 다른 피부색에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6남매. 여기에 한국에서 온 춘섭이 끼어들면서 크고 작은 오해와 차이가 드러나고, 이것이 웃음을 자아낸다.

춘섭과 아이들이 벌이는 에피소드는 아기자기하다. 막내딸 로지의 손을 따주는 춘섭을 보며 아이들은 그를 뱀파이어로 오해하고, 막내 로지는 어색한 한국어 발음으로 박용우가 열창하는 트로트 ‘무조건’을 따라 부른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좋아하는 둘째 고든에게 박용우는 자신을 ‘전하’로 부르게 한다.

책임감 강한 첫째 준을 연기한 고아라는 극중 가장 빛난다. 고아라의 옥림이 시절(KBS 2TV ‘반올림’, 2005)을 떠올려 보자. 그는 군인들을 일요일 아침 TV 앞으로 끌어모은 아역이었다. 이제 성인이 된 고아라는 이 영화에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며 성인 연기자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착하디착한 영화의 전개는 다소 산만하다. 강현철 감독의 ‘과속스캔들’ 역시 음악을 중심으로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준 영화였다. 발군의 아이디어와 적재적소의 음악들이 재치 있게 영화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선 두 작품은 닮은꼴이다. 그러나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여줬던 ‘과속 스캔들’에 비해 ‘파파’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렇다고 재미가 덜 한 것은 아니다. “파파~”를 연신 부르며 방긋 웃는 로지의 ‘꽃 미소’는 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의 장화 신은 고양이 급이고, 힙합 보이즈 지미와 타미의 속사포 랩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노출(?)도 불사하며 ‘웃음 담당’을 자처한 듯한 박용우의 코믹 연기도 경쾌하다.

그리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여 있는 각양각색의 6남매는, 그 마지막에 진짜 가족의 온도를 관객에게 전하며 꽤 인상적인 ‘폭풍성장’을 보여준다.

추가 포인트-영화 말미 등장하는 트로트 가수는 ‘무조건’을 실제로 부른 가수 박상철이다.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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