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제이세라 “원걸 오디션 기사에 예은 직접 찾아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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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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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없는 가수'로 2년…100kg 성악가 아줌마 루머도
● 20kg 감량 비결이요? 가수 그만둘까 고민
● 원더걸스 예은과의 오디션 경합, 탈락은 잘된 일
● 여자'노을'로 新 축가 전문 가수 노려요

"가수가 되기 전부터 회원수가 3500명이나 되는 팬 카페가 있었어요. 자작곡으로 디지털 싱글도 냈었고 카페 회원들을 불러다 자그마한 콘서트도 해봤죠.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걸 그룹을 결성해 대학축제 행사도 다녔어요."

데뷔 2년차의 22살 솔로여가수의 경험담이라고 하기엔 디스코그래피(특정인이 연주·작곡·수집한 모든 음악 목록)가 화려하다.

바로 제이세라(본명 서은영, 22)의 이야기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제이세라를 만났다.

그는 '제일 센 여자'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인사를 나누는 첫 순간부터 당찬 모습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눈빛에서, 거리낌 없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작은 체구의 여성이라고는 믿기 힘든 에너지가 느껴졌다.

제이세라는 2010년 싱글 앨범 'Lonely Night'와 함께 '얼굴 없는 가수'로 이름을 알린 뒤 지난 11월 첫 미니앨범 'Tears Of Crystal'을 선보이기까지 총 6장의 디지털 싱글과 참여앨범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그댄 정말 모를 거예요'는 공감하기 쉬운 노랫말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안정된 고음으로 걸 그룹 대란의 가요계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첫 만남이었지만 마치 오래 알고 지낸 학교 후배 같은 느낌이었다. 털털한 성격의 제이세라와 허심탄회(虛心坦懷)한 대화를 시작했다.

▶ 화양연화(花樣年華), '얼굴' 있는 가수가 되기까지

제이세라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부산여자 매력 있죠"라는 말과 이따금 묻어나오는 부산 사투리, 경상도 사람들 특유의 무뚝뚝함에서 쉽게 알 수 있었다.

-제이세라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아버지께서는 '세라'라는 말을 원하셨고, 작명 당시 J라는 말이 대세였어요. 그래서 제이세라라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셨어요. 뜻은 배우 김승우 씨가 이름을 잘못 듣고 "제일 세다고?"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비롯됐죠.

-영향을 많이 받은 가수가 있나요? 롤 모델은요?
휘트니 휴스턴과 비욘세요. 두 사람의 노래가 제 꿈의 시작이었어요. 영상을 수 백 번씩 반복해서 보며 표현방식, 제스처, 표정까지 외워서 따라했어요.

-하루에 노래 연습은 몇 시간이나 하나요?
하루에 5~8시간씩 했어요. 그러다보니 성대결절도 왔죠. 지금은 양보단 질로 승부해요. 많이 듣고 제 몸으로 흡수를 한 다음 노래 부르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디셈버 멤버들이 '우리를 5단 고음이라고들 많이 얘기해주시는데 넌 7단이다'라는 장난 섞인 말을 한 것에서 시작됐어요. 나중엔 오기가 생겨 7단을 올리는 애드리브를 만들어 볼까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이번 노래는 2옥타브 파 샵(#)까지 올라가는 음역대를 소화해야 하는 곡이에요. 지금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가수 중엔 제일 높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제이세라는 이름만큼이나 7단 고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음 올리기는 아이유가 '좋은 날'을 부르며 음을 세 번 올리는 애드리브를 선보인 뒤 공공연하게 가수들의 가창력을 평가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는 데뷔 초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다. 그보다 먼저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던 가수 ZIA와 나비가 그랬듯 그에게는 근거 없는 추측과 황당한 루머가 생겨났다.

"방송에 좀 더 예쁜 모습으로 나가고 싶었고, 스스로에게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욕심 부리지 않았어요. 그맘때쯤 음식점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TV로 제 노래가 나왔어요.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말 못하는 상황이 답답했죠. 빨리 방송에 나가고 싶은 맘뿐이었어요."

루머 자체도 관심이라 생각했던 그였지만 '100kg 몸무게의 여성', '성악가 아줌마', '정말 너무 못 생겨서 방송에 나올 수 없다'라는 루머에 솔직히 많이 당황했었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제이세라는 최근 MBC '세바퀴'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보여줬다. 그는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를 각색해 함께 출연한 연예인들을 폭소케 만들었고, 남다른 과거를 고백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의 이슈를 만들어냈다.

-오디션만 100번 떨어졌다는데 사실인가요?
많이 떨어진 경험을 우연히 말했었는데 그게 백번이라는 말로 부풀려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에요. 예전엔 노래 부를 때 표정이 좋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노래 부를 때 표정은 어떻게 고쳤나요?
처음엔 고칠 생각이 없었어요. '이렇게 해야만 소리가 나는데 어떡해'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오디션을 보러가는 지하철에서 친구와 노래 연습을 하는데 맞은편 앉은 꼬마애가 제 표정을 보면서 웃는 거예요. 그런데 옆에 계시던 아기의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그러면 못 써"라고 말하는 순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슈퍼스타K 예선 탈락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대인기피증도 있었다던데요?
1차 서류 전형을 붙고 나서 2차 실기에서 바로 떨어졌어요.(웃음) 대인기피증은 과장된 이야기에요. 제가 그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숨긴 것이 또 부풀려진 것 같아요. 저 cool해요!

제이세라는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치마보다는 청바지를, 여성스러운 옷보다는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한다는 그는 가수가 된 후 예뻐지고 싶은 욕심에 성형외과에 찾아갔다가 의사에게 핀잔만 듣고 곧바로 돌아왔다는 웃지 못 할 경험담을 묻기도 전에 먼저 이야기 해주었다.

그는 꿈을 위해 20kg의 체중을 6개월 만에 감량했다. 또 휘트니 휴스턴을 꿈꾸다 불현듯 원더걸스의 멤버가 되기 위해 동영상 오디션에 참가해 예은과 경합했었다. 뭐든 부딪혀 보고 나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하고 싶은 말도, 이야기꺼리도 많아 보였다.

-원더걸스 멤버로 예은과 경합했다고 해서 이슈가 됐었는데요, 어떻게 된 건가요?
JYP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디션 동영상을 통해 오디션에 참가했죠. 누리꾼들의 추천이 반영됐었는데, 참가자 중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는데 소 수 있었는데 그게 저와 예은 씨 그리고 그 밖의 2~3명. 최종 4명이 본선에 올랐는데 전 떨어졌고 예은 씨는 결국 원더걸스가 됐죠.

-탈락이 아쉽지 않았나요?
당시엔 창피하고 속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잘 된 일 같아요. 그룹은 노래 스타일, 성격, 노래, 키, 이미지 등 함께 맞춰야 할 것들이 너무 많잖아요. 전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 눈에 튀고 싶고, 리더를 하고 싶고, 메인 자리에 서고 싶어요. 솔로가 속편해요.

-원더걸스와 활동시기가 같은데 예은 씨를 만나보니 어때요?
음악방송 끝인사 하고 무대 내려오면서 만났어요. 예은 씨가 다가와 물어보더라고요. "기사 봤는데 최종 4명 중 한명 인가요?"라며 제가 최종 본선에 오른 네 명중에 한명인데 얼굴이 많이 변해서 못 알아본다고 생각하면서 누구지라고 의문 가졌었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서로 노래 너무 좋다며 인사하고 헤어졌어요.

-지금 외모에 만족하나요? 혹시 성형하고 싶은가요?
제가 가수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면 제 인생에 평생 다이어트 없었을 것 같아요. 저는 제 외모에 만족하고 살았어요.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TV에 나오려면 좋은 인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대중들에게 계속 보여 지는 직업이니까 점점 외모에 관심이 생기긴 하더라고요. 이제야 이성들에게 예뻐 보이고 마음이 샘솟기 시작했어요.

-20kg 감량 비법은?
정말 힘들었어요. 요요도 자주 왔어요. 살 빼는 것 때문에 가수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했어요. 온갖 수단은 다 동원했던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한숨이…(웃음) 저 자체가 마른 몸매를 원하지 않아요. 전 허리만 들어가 있으면 될 것 같아요.

▶ 연애보다는 '음악', 행사보다는 '축가'

제이세라는 지난 2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언제나 사랑해'로 축가 가수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가장 행복한 날을 맞이하는 두 사람에게 노래로 축하할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는 그는 정작 자기의 연애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였다.

-축가로 '언제나 사랑해'가 인기인데요, 축가 요청 많이 들어오나요?
네. 식장에 가서 축가를 부르다 보면 제 노래를 듣고 우시는 신부님들이 계세요. 노랫말이 여성분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으로도 축가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이번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남자배우가 찬조출연 해주셔서 저도 남자배우 친동생 결혼식에 찬조로 축가 불러주고 왔어요.

-남자친구는 있나요? 이상형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아직 없어요. 감정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연애를 하고 싶지만 시간도 기회도 없어요. 나중에 3,4집 활동할 때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남성스타일은 자상하면서도 남자답고 듬직하면서 취미 생활도 공유하고 저만 사랑해줄 수 있는 분이에요. 제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열린 마인드의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수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싱어송 라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곡을 내면서 내로라하는 작곡가들과 작업을 해봤는데 이건 너무 어렵더라고요. 작곡은 올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이세라는 라이브 무대에서 빛나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가수는 노래로 말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는 앞으로 콘서트를 많이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음악과 가창력으로 기억되는 팬들과 공감하는 진솔한 가수가 되겠습니다. 늘 지켜봐주시고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사진·글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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