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랩괴물’ 일렉트로보이즈 “삼성, LG 입사? 힙합만 보여요”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9시 57분


코멘트
'형형색색' 빨강, 노랑의 염색 머리. 선글라스를 낀 채 껌을 질겅질겅 씹는다.

자신만만 당당한 모습의 힙합그룹 일렉트로보이즈(마부스, 원카인, 차쿤)의 첫인상은 위압감을 줄 정도로 범상치 않은 포스였다.

"안녕하세요! 인터뷰를 하게 돼 영광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첫 인사에 불편했던 이미지는 여지없이 깨졌다.

다소 불량한(?) 겉모습과는 달리 해맑은 표정으로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일렉트로보이즈에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두 번째 싱글 ‘Rebirth’ 의 타이틀곡 ‘마보이2’로 1년 6개월만에 컴백한 일렉트로보이즈는 데뷔 2년차 중고 신인이다. 사진제공=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싱글 ‘Rebirth’ 의 타이틀곡 ‘마보이2’로 1년 6개월만에 컴백한 일렉트로보이즈는 데뷔 2년차 중고 신인이다. 사진제공=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용감한 형제'의 아이들! 힙합 10년차 리더 '마부스', 원조 흑인 랩퍼 '원카인', 실력파 보컬 '차쿤'

두 번째 싱글 'Rebirth' 로 1년 6개월 만에 컴백한 힙합그룹 일렉트로보이즈는 '히트곡 제조기'인 유명작곡가 용감한 형제(본명 강동철)가 프로듀싱한 데뷔 2년차 중고 신인. 폭풍 같은 랩을 한다고 해서 '랩괴물'로 불리는 재야의 숨은 힙합 고수다.

특히 리더 마부스는 현재 '용감한 형제' 가 대표로 있는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로 오기 전까지 그룹 DJ DOC가 속한 '부다 사운드'에서 힙합음악의 내공을 쌓았다.

그는 실제로 AJ 이기광(현 비스트 멤버), NS윤지, 케이윌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피쳐링에 참여한 베테랑으로 10년 이상 힙합계에 몸 담아온 원로(?) 아티스트다.

수년전 전 소속사 선배인 DJ DOC 의 곡을 받기 위해 용감한 형제를 만났던 그는 현 소속사인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로 스카우트 됐다.

"부다 사운드에 있다가 용감한 형제 사장님에게 발탁돼 소속사를 옮기게 됐어요. 현재 소속사에서 와서 2010년에 첫 번째 데뷔 미니앨범을 발매했습니다. 그때는 원카인과 둘이만 했었고요. 사실 첫 앨범은 저희가 하던 힙합이 아니라 댄스 음악에 가까운 쪽 이였어요. 아쉬웠죠. 그래서 이번 앨범을 제대로 해보려고 보컬 차쿤을 영입했습니다. 차쿤이 노래실력이 뛰어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장르의 폭이 보다 넓어진 것 같아서 좋아요. 이번 저희 앨범의 타이틀곡 '마 보이2' 는 씨스타19가 불렀던 '마 보이' 와 연관된 곡입니다. 씨스타의 효린씨가 피쳐링에도 참여했구요. 저희 사장님이 '마 보이' 를 작곡하셨는데 그때는 약간 어두운 느낌이였다면 이번 곡 '마 보이2'는 일렉트로 보이즈의 만의 느낌으로 굉장히 밝은 힙합곡이에요." (마부스)

원카인은 미국 켄터키 주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란 재미교포다. 흑인 '소울 필'이 충만한 정통 힙합 랩퍼인 그는 최근 영화 'Mr. 아이돌' 에 출연해 멤버들 사이에서 김배우로 불린다.

"제 고향에서는 동양인이 거의 없는 동네여서 항상 흑인들이랑 놀았어요. 유아시절에는 맨 날 흑인이랑 지내서 제가 진짜 흑인인줄 알았어요.(웃음) 그런 환경 덕에 흑인들에게 랩과 힙합을 자연스럽게 배웠죠. 인종차별 같은 거는 저는 잘 모르구요. 학생 때 볼링장에서 랩퍼로 아르바이트 하다가 한국 소속사 관계자에게 발탁돼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원카인)

막내 차쿤은 '용감한 형제' 음악의 골수 팬 이였다. 순수한 마음에 '용감한 형제'에게 미니홈피 친구 신청을 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 가수가 됐다.

"예전에 사장님의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미니홈피를 찾아가 친구 신청을 했어요. 사장님이 제 미니홈피에 올린 제 자작곡들을 보시고는 연락이 와서 그것을 계기로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구요.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신기한 인연이죠.(웃음)" (차쿤)

▶일렉트로보이즈, '엄친아' 연예계 최고 학벌!

기자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일렉트로보이즈를 만나고 두 번 놀랐다. 데뷔 2년차 치고는 생각보다 많은 이들의 나이에 한번 놀라고 의외의 학벌에 또 한번 놀랐다.

먼저 이들은 86년생인 막내 차쿤(26)을 제외하고는 81년생 마부스(30), 82년생 원카인(29)모두 한국나이로는 30대다.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이들은 데뷔 전 많은 시련을 겪으며 성장했다.

마부스는 아버지의 전공에 뒤이어 고려대학교 전자정보학과에 입학해 10년 만에 졸업을 했다.

"저는 장남입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는 대덕연구단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공부 쪽에 기대가 크셔서 부담이 많이 됐었죠. 저는 어쩔 수 없이 공부를 많이 했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입학했어요. 하지만 제 마음은 항상 힙합음악에 있었죠. 학교를 휴학하고 음악을 했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정말 심하셨어요. 부다사운드에서 2년이나 활동 했을 때도 저를 인정 안 하셨어요. 사실 얼마 전 까지도 반대 하셨죠. 하지만 지금은 저를 가장 많이 응원해 주십니다."(마부스)

원카인 역시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교를 나온 인재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저희 부모님도 반대가 심하셨죠. 솔직히 공부를 좀 잘했어요.(웃음) 4.0 만점에 평점 3.7정도 나왔었는데 음악 한다고 하니깐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죠. 하지만 처음에 양동근 선배님 쪽과 같이 일하게 되면서 점점 저를 이해해주셨어요. 한국에 와서는 생계 때문에 영어 학원 강사도 하구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혼자 살았는데 많이 힘들었어요."(원카인)

▶"사장님이요? 언제 자는지 궁금할 정도로 완벽주의자"

-사장님인 용감한 형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표님은 사실 사무실에서는 형이라고 부르는 편한 사이에요. 하지만 저는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요. 녹음할 때 아주 작은 웨이브 파형의 틱 소리를 다 잡아 내는 프로에요. 처음에는 언제 자는지 궁금할 정도로 잠을 안 주무시고 일만 해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작곡이나 프로듀싱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성공을 하고 있어서 존경해요. 비즈니스 쪽으로도 재능이 있는것 같아요."(마부스)

"저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프로듀서라고 생각 합니다. 정말 부지런하세요.(웃음)" (원카인)

"그냥 팬이에요. 아직도 같이 일하는 게 신기해요"(차쿤)

일렉트로보이즈는“음악을 포기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일렉트로보이즈는“음악을 포기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삼성, LG 취업은 남의 일…힙합 음악만 보여요."


-데뷔를 늦은 나이에 했는데 포기 하고 싶지 않았나요?

"사실 데뷔가 너무 늦어서 포기하고 싶었죠.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웠고요. 제가 00학번인데 친구들이 삼성, LG 등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사실 부러워도 했고 미래도 걱정이 됐지만 힙합음악을 너무 사랑했죠. 이 길만이 제 길이라고 항상 느꼈어요." (마부스)

"저는 어릴 때부터 제 자신을 믿었어요. 꼭 가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포기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했습니다. 앞으로도 될 때 까지 할 겁니다."(원카인)

"저는 아직 새내기라서 포기란 말자체가 의미가 없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상형은 구김살 없는 참한 여자"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구김살 없는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종교는 기독교를 믿어야 되요. 외모는 신민아 씨나 이하늬 씨 정도?(웃음). 청순한 얼굴이 좋아요. 차쿤은 길미 씨가 이상형 인 것 같아요.녹음실에 길미 씨가 왔는데 얼굴 빨개졌어요.(웃음)" (마부스)

"예쁜 여자보다 이국적으로 생기고 무언가 매력이 있는 여자가 이상형이에요."(원카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 노래 잘하는 여자도 좋아요."(차쿤)

▶"효린, 아이돌 중 최고 가창력"

-피쳐링을 해준 씨스타 효린은 어떤 가수인가요?

"씨스타의 효린은 푸쉬푸쉬 때부터 함께 저희 회사와 작업을 많이 해서 친해요. 정말 아이돌 중에서는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것 같아요. 끼도 많고 저희 피쳐링을 도와줘서 너무 고맙고 영광이에요. 그리고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좋습니다."(마부스)

"성격이 남자 같이 '쿨'해서 맘에 들어요."(원카인)

▶"무대를 즐기는 일렉트로보이즈가 될게요."

-10년 후의 자기 자신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참 네가 그때 고생 많이 했다. 잘 살고 있지? 20대 고생 많이 해서 잘 살고 있는 거다. 너 애 키워보니 힘들지? 엄마 아빠가 얼마나 너 때문에 힘들었는지 알겠지?"(마부스)

"엔터테인먼트 하고 싶은 사람 많이 도와주고 있지? 10년 뒤 내 자식들아 열심히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원카인)

"후회하는 건 아니지? 우리 사장님처럼 가수들 양성하고 있지?"(차쿤)

-앞으로 활동계획과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렇게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 무대를 즐기겠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모습을 조금씩 천천히 보여드릴게요. 대중적인 면으로 다가가서 저희 음악으로 팬들을 이끌고 싶어요. 흑인 음악 안에서는 모든 장르를 다 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고요. 이름을 많이 알릴게요. 연기는 김배우가 예능은 차쿤이 맡을 겁니다.(웃음) 행사든 라디오든 방송이든 일렉트로보이즈의 이름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스마트폰 앱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