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미호 조건없는 석방? “해적에 5만달러 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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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관여 케냐人 밝혀

소말리아 해적에게 억류됐다 피랍 123일 만에 풀려난 금미305호는 조건 없는 석방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해적들에게 일정 금액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 10일자 A1면 참조
금미호 123일만에 풀려났다


케냐 몸바사에서 동아프리카항해자지원프로그램(EASA)을 운영하는 앤드루 므완구라 씨(47)는 13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 2주일 전에 식량과 선원들 약품 구입비로 5만 달러(약 5600만 원)가량을 소말리아에 송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므완구라 씨는 케냐 현지 선박대리점 김종규 대표(58)와 함께 금미호 석방 협상에 참여한 인물. 하지만 5만 달러를 누가, 어떤 방법으로, 어디에 송금했는지,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요구한 몸값(60만 달러)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넉 달간 금미호 억류 비용조로 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미호 석방 금액을 둘러싸고 국내에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금미호가 풀려난 9일 정부는 “석방 대가는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김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액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석방금을) 주긴 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다음 날인 10일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금미호 석방에) 특별히 돈을 준 것은 없고 조건 없이 석방한 것”이라며 말을 뒤집으면서 석방금을 둘러싼 논란은 가열됐다. 이 과정에서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 등 테러 및 협상 전문가들은 “해적들이 최소한 선원들을 먹여 살린 억류 기간의 밥값이라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미호는 14일(한국 시간) 케냐 몸바사항에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역(逆)조류를 만나 이날 도착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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