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종목 절반 남았는데 금메달 8개
은2·동5 등 포함하면 1억원 육박해
연맹 “돈 쓸수록 행복해요” 함박웃음
벌써 지출이 1억원에 육박했다. 게다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아깝지 않다. 오히려 함박웃음의 연속이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행복한, 김정(67) 대한사격연맹회장 얘기다.
김 회장은 요즘 “예산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연일 선전하고 있는 사격 대표팀 때문이다. 대한사격연맹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금메달 하나에 1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그런데 절반의 세부 종목이 끝난 16일까지 벌써 금메달 8개가 쏟아졌다. 16일과 17일 이틀 동안에만 개인전 3개(이대명·김학만·김윤미)와 단체전 5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대한체육회의 예상인 6개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김 회장이 내심 바랐던 11개에도 벌써 근접했다.
금메달 8개는 역대 한국 사격 한 대회 최다 메달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1986서울아시안게임에서 따낸 7개가 최다였다. 이런 기세라면 이번 대회 단일 종목 최다 금메달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메달 수가 늘어날수록 포상금 규모도 커진다. 벌써 금메달 포상금으로만 8000만원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사격에는 단일 종목 중 가장 많은 금메달 44개가 걸려 있다. 이제 주인공이 결정된 건 22개뿐. 앞으로 22개의 금메달이 더 나올 것이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18일 남자 50m 소총 3자세와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을 비롯해 한국이 금메달을 자신하는 경기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따낸 은메달 2개와 동메달 5개 역시 포상금 대상이다. 은메달 포상금은 200만원, 동메달 포상금은 100만원에 불과(?)하지만, 쌓이면 역시 큰 돈이 될 터. 1억원은 거뜬히 넘고도 남는다.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 때와는 상황이 딴판이다. 금메달 세 개만 챙긴 후 쓸쓸히 귀국했으니,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김 회장은 그저 이렇게 말하며 껄껄 웃을 뿐이다. “돈 많이 써도 이런 식이라면 좋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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