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 ‘연기달인’ 임수정 공유, 키스신에 NG 10번 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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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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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감독과 남녀 주인공 임수정 공유(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영화 \'김종욱 찾기\'의 장유정 감독과 남녀 주인공 임수정 공유(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누적관객 36만명의 신화를 쓴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국내 창작 뮤지컬이 상업 영화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장유정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회사에서 잘린 한기준이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차리고,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가 인도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김종욱'을 찾아달라고 이 사무소에 의뢰하면서 시작되는 줄거리는 뮤지컬과 영화가 같다.

뮤지컬에서는 엄기준 오만석 신성록 원기준 김무열 등이 한기준 역을 맡아 신인에서 스타 로 떠올랐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이미 스타덤에 오른 공유(31)를 캐스팅했다. 서지우 역은 충무로 간판스타 임수정(30).

"동안 외모 덕분에 나이보다 어린 역만 하다가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내 나이대의 역할을 맡았다"는 임수정과 "군 제대 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서는 거라 떨린다"는 공유를 빼빼로데이인 11월 11일 오전 11시 서울 압구정CGV 제작보고회장에서 만났다.

▶ 공유 "많이 말고 적당히 기대해 주세요"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공유는 "군 제대 후 1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며 "긴장해서 어제 밤에 잠도 설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공유는 "군 제대 후 1년 만에 컴백하게 됐다"며 "긴장해서 어제 밤에 잠도 설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설명한다면?

"서지우는 30대 초반의 뮤지컬 무대감독으로 아주 털털해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에 가장 남성에 가까운 역이죠. 뮤지컬 무대감독이다보니 남자들 속에 파묻혀 살아 여성스러운 구석은 찾아볼 수 없어요."(임수정)

"한기준은 스스로 생각하기엔 섬세하고 소신있고 정의로운데, 사회에서 바라보기엔 융통성없고 속된말로 찌질한 캐릭터에요. 성격을 잘 표현하기 위해 헤어스타일도 2대8 가르마로 설정했어요. 그런데 '2대8 가르마=찌질함'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 평소 2대8 가르마를 하시는 분들은 속상하실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실 2대8 가르마가 굉장히 클래식하면서 세련될 수도 있잖아요. 영화 속에서 2대8 머리를 계속 했던 저로서는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촌스럽다기보단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을 추구하는 캐릭터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공유)

- 군 제대 후 복귀작입니다.

"생각해보니 제대하고 영화 촬영하고 개봉을 앞둔 이 시점까지 딱 1년이 지났습니다. 의도한건 아닌데 컴백을 늦게 하게 됐어요. 저도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영화에 대해서, 제가 제대한 다음 행보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죄송해요. 한편으론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이 오더라고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런 말씀드리기 웃기지만 많은 기대보다는 편안하게 적당한 기대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공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서는 거라 떨린다"는 공유는 꽤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제대한지 1년이 지났지만 말끝은 대부분 "~니다"였고 "저 공유입니다!"라고 군인처럼 큰 소리로 인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김종욱 찾기'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이런 장르와 캐릭터를 하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제대 후 많은 시나리오를 받았고, 일을 끝마치고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매니저가 운전하다 깜짝 놀랄 정도로 제가 빵 터졌어요. 그만큼 느낌이 좋았고요. 시나리오에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더 좋았어요. 제가 여기에 들어가서 뭔가 채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시나리오가 초고였더라고요. 완성본인지 알고 재밌다고 했는데 초고였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공유)

"저도 초고를 봤는데, 초고인데도 불구하고 시나리오가 완성도가 뛰어났어요. 고민 없이 선택했어요. 시나리오에는 서지우가 30대 여성으로 되어 있지만 20~40대 여성은 모두 일과 사랑의 고민을 하잖아요. 여성으로서의 일과 사랑에 대한 고민에 공감했어요."(임수정)

- 데뷔 후 우울하고 어두운 역만 하다가 이번 영화에서 밝은 역을 맡았는데 바뀐 점이 있다면?

"저는 원래 맡은 캐릭터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김종욱 찾기'에서 가장 기분 좋게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면서 편안하게 촬영해서 그런지 지금도 별로 긴장이 되지 않아요. 30대가 되고 보니 20대 때보다 일이 더 즐거워지는 것도 같고요."(임수정)

- 군 생활 동안 연기관이 바뀌기도 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군에서는 연기에 대해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한 남자로, 배우 공유가 아닌 인간 공지철(공유의 본명)로 지내며 휴식 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조바심도 나지 않았고 나가서 뭘 할까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말년 휴가 나오니 회사에서 시나리오 좀 봐야한다고 해서 실감했죠.(웃음)"(공유)

▶ 임수정 "파트너 공유, 편하긴 하지만 신선함은 떨어지죠"

올해 30대가 된 임수정은 "'김종욱 찾기'에서 처음으로 내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비단
올해 30대가 된 임수정은 "'김종욱 찾기'에서 처음으로 내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비단


공유와 임수정은 2001년 청소년드라마 '학교4'를 통해 데뷔했으며 현재 소속사도 같다. 한 때 열애설이 났을 정도로 친한 사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친한 파트너와 촬영을 하며 '편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불편했던 부분'을 묻는 대목에선 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데뷔 동기이기도 하고 각자 활동을 하다가 배우로 성장한 뒤에 다시 만나서 친해지게 됐고 이 작품도 같이 하게 됐어요. 정말 좋고 편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았어요. 워낙 가까운 사이니까 부족한 부분 편하게 얘기해서 채워주기도 하고요. 반편 신선함이 떨어지긴 했어요.(웃음)"(임수정)

"친한 친구끼리 연기할 때 불편한 점은 낯간지러운 장면 찍을 때에요. 징그럽더라고요. (웃음) 사랑스러워야하는데 서로를 잘 아는 사이에 찍으려니 감독님이 흡족할만한 분위기가 안나오는 거예요. 친구였을 때, 딱 그 선에서 좋았던 것들이 연기하면서 더 친해지다 보니 실망스러웠던 것도 있었어요. 환상은 적정선이 있을 때 유지되는 거잖아요. 영화 다 찍고 우연히 수정 씨가 찍은 화장품 CF를 봤는데 보기 힘들더라고요."(공유)

장유정 감독이 "뽀뽀 '쪽'하는 장면이 안 나와서 고생했다"고 거들었다. 장 감독은 "연애 감정 같은 풋풋한 장면이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티격태격 싸우는 장면은 NG 몇 번 안내고 오케이인데 몇 장면 되지도 않는 가벼운 키스 신도 10번씩 NG냈다"고 말했다. 오케이해도 계속 모니터하면서 얘기하곤 하던 두 사람인데 키스 신은 오케이 사인이 나자마자 서로 등 돌리고 가버리더라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연기자'로서 상대방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수정 씨는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여배우였습니다. 사석에서 "한번 해야지" 그런 말들을 주고받기도 했었는데 제 컴백작이 될지도 몰랐고 제 생각보다 빨리 하게 됐어요. 친구로는 잘 아는 사이지만, 배우로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은 생소했어요. 같이 작업해보니 수정 씨가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구나 다시 느꼈어요. 굉장히 좋은 마라토너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호흡이 길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보더라고요. 많이 배웠습니다."(공유)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고 기다렸던 것 같아요. 저는 장르적 성격이 강한 영화들에 많이 출연했던 터라 연기적인 부담이 어느 때보다 많았어요. 그런 부분에서 공유 씨께 많이 의지했어요. 연기도 유연하고 현장 분위기도 밝게 해줬고요. 캐릭터 분석이나 몰입하는 부분, 끌어주고 주고받는 게 좋았어요. 제가 어둡고 우울하고 슬픈 역할들을 많이 해서 활기찬 분위기를 끌어내기 힘들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도움 많이 받았어요. 오히려 제가 배웠습니다."(임수정)

▶ 임수정 공유의 숨겨놨던 춤과 노래 점수는?

임수정은 이 영화를 통해 뮤지컬 히로인으로 변신한다. 뮤지컬이나 연극에서는 배우에게 급작스런 사고가 생기는 경우 연출이나 무대감독이 대신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생겨 서지우가 무대에 오른 것.

장유정 감독은 "영화 속 뮤지컬이 아니라 뮤지컬 한 편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임수정의 공연 장면은 작곡 장소영, 안무 이란영, 보이스 코치 박칼린 등 전문 스태프들과 6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뽑은 배우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박칼린 선생님은 영화 촬영 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는데, 방송에서의 모습이 실제와 같다"며 "¤은 시간 안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유 또한 숨겨놨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영화 O.S.T인 '두번째 첫사랑'을 직접 부른 것. 장 감독은 "녹음을 하던 중 한 관계자가 공유를 알아보지 못하고 가수냐고 물어봤다. 가수가 아니라고 하니 그럼 '슈퍼스타K 3'에 나가보라고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촬영장에서 2번 안에 오케이를 받아낸다고 해서 별명이 '투 테이크'"인 임수정, "진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동시에 가능한, 망가지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사람을 녹이는 할리우드 배우 휴 그랜트 같은" 공유의 러브스토리는 12월 9일 개봉한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동영상=임수정 “절친 공유와 키스신 신선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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