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거 野]홍성흔의 유별난 가족사랑

동아일보 입력 2010-07-27 03:00수정 2010-07-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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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24일 대구에서 열린 올스타전. 역대 최다 득표로 올스타 베스트 10에 뽑힌 롯데 홍성흔은 딸 화리 양(5)을 안고 입장했다. 2008, 2009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무대에서도 그는 딸과 함께 무대에 섰다.

요즘은 ‘직장’인 야구장에 자녀를 데려오는 선수가 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다. 팀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는 성향이 강한 미국의 메이저리그와는 달랐다.

1987년 오클랜드 신인이었던 마크 맥과이어는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 49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나만 더 치면 사상 첫 ‘루키 50홈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그는 마지막 경기가 있는 날 병원에서 아내의 첫 출산을 지켜봤다. 훗날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이 드러나 이미지를 구겼지만 그가 선수 시절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데는 유별난 가족 사랑이 크게 한몫했다. 그가 훨씬 나은 조건을 마다하고 세인트루이스에 남았던 것도 학교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다는 아들 때문이었다.

홍성흔의 가족 사랑도 유별나다. 롯데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가화만사성을 실천하는 선수”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홍성흔에게 팀이 나중은 아니다. 지난해 그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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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스타전에서 가발을 쓰고 나왔던 그는 올해 수염을 달고 타석에 섰다. 구단에 특별히 부탁해 등에 ‘최다 득표 감사’라는 문구가 새겨진 유니폼까지 입었다.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에서 홍성흔을 능가할 선수가 있을까.

그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6일 현재 타율 0.344와 22홈런 97타점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홈런과 타점은 이미 자신의 시즌 최다 기록을 넘겼다. 한때 야구 외적인 면에서 ‘오버맨’으로 부각됐던 그는 실력에서도 리그 최고 선수가 됐다.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하면서 이런 기치를 내걸었다. 어린이에겐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겐 정열과 낭만을, 가족에겐 건전한 여가생활을. ‘홍성흔식 야구’에서 프로야구의 지향점을 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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