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강우석 감독의 삶과 영화] 강우석 “난 철저한 상업영화 감독…오직 관객만이 두렵다”

동아닷컴 입력 2010-07-06 07:00수정 2010-07-0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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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사람과 재미” 만을 생각하며 많은 흥행작을 세상에 내놓은 강우석 감독. “인터뷰를 위해 옷을 새로 갈아입었다”며 14일 개봉하는 ‘이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강우석 감독이 털어 놓은 내 영화 ‘흥행 3대 비법’

강우석 감독은 ‘충무로 파워맨’으로 불려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한 집계는 그의 이름에 따라붙는 별칭의 가장 명확한 단초를 제공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펴내는 영화 전문지 ‘Cino’ 집계에
따르면 강우석 감독은 2003년 1월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누적 관객수를 기록해왔다. 이 시기 그가 동원한 관객수는 2317만3334명. 그런 그가 14일 새 영화 ‘이끼’로 관객과 만난다. 코미디와 액션, 사회성 강한 드라마를 주로 만들어온 그의 관객에게는 새로운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과연 ‘이끼’가 강우석 감독의 흥행 기록을 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포츠동아가 ‘이끼’ 개봉을 앞두고 가장 대중적인 영화감독 가운데 한 사람인 그의 영화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흥행비법1 관객 만족!…“다른 사람 아무도 의식하지 않아”
흥행비법2 웃음 코드!…“내가 재밌어야 남들도 재미있다”
흥행비법3 사람 냄새!…“중고생 잡담이라도 귀 열고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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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요리사에게 비밀 레시피를 공개하라는 것 같다.”

강우석(50)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여러 번 손사래를 쳤다. 20여년 동안 17편의 영화를 연출해 ‘투캅스’와 ‘공공의 적’ 시리즈,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실미도’ 같은 흥행작을 꾸준히 탄생시킨 ‘비법’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하지만 강우석 감독은 “안 되는데…”라면서도 “관객에 대한 두려움”을 흥행 성공의 첫 요소로 꼽았다. 그리고 작심한 듯 나머지 ‘비법’도 털어놓았다. 코미디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히트작을 탄생시킨 ‘충무로 파워맨’이 밝힌 흥행 비법은 세 가지. ‘관객, 재미 그리고 사람’이다.

강우석 감독은 이어 “난 상업영화 감독”이라는 말로 세 요소의 지향점을 밝혔다.

● “괴팍한 성격이라면 상 받는 영화 만들겠지…난 대중성만 생각해”

강우석 감독은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오직 관객만 생각한다”고 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관객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이기 때문. 1989년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해 1990년대 ‘투캅스’, ‘마누라 죽이기’ 등에 이어 ‘실미도’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불러모았지만 관객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이렇게 하면 웃어줄까, 어떻게 하면 울어줄까. 찍기 전날 밤에 혼자 대본을 앞에 두고 관객을 상상하며 벌이는 전쟁이 있다. 그때 대본에 대한 타협을 끝낸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빨리 찍느냐고 묻는데, 이미 결론을 내렸으니 금방 끝낼 수 밖에 없다.”

빨리 찍는 그의 연출법은 다른 감독들과 다르다. 한 장면을 찍은 뒤 배우들을 불러 모니터로 영상을 리뷰하는 것을 그는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장면에 대한 판단이 서면 촬영은 일사천리다.

스릴러인 ‘이끼’에 간간히 코미디가 등장하는 것도 관객의 반응을 계산한 강우석 감독의 선택. 그는 “웃음으로 긴장을 풀어야 뒤에 나오는 상황에 더 긴장감을 느낄 수 있고 놀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성격이 폐쇄적인 감독이라면 웰메이드 영화는 만들어도 관객이 즐거운 대중영화는 어렵다. 괴팍한 성격이라면 상받는 영화는 만들 것이다. 그러나 난 오로지 대중성, 관객만 생각한다.”

● “20년째 일중독…영화속 코미디 두 아들에게 먼저 실험해”

강우석 감독은 “나는 사생활이 없다”고 했다. 집에서 나오는 순간, 오로지 영화 생각만 한다. ‘일 중독’이다. 벌써 20년 째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영화를 만들 때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칙도 거기서부터 나온다.

“주관적 판단이지만 내가 웃을 수 있고 울 수 있는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약간 강박관념이 있는 것도 같다. 하하!”

새로운 웃음을 찾아내는 건 그가 버리지 못하는 영화 인생의 평생의 숙제. 물론 일부러 웃음 코드를 찾는 건 아니다. 생활 속 작은 시도를 통해 다양한 세대와 통하는 웃음을 찾아내는 식이다. 실제로 12살, 11살인 두 아들은 그가 새로 개발한 코미디를 시험하는 대상이다. “웃긴 말이나 행동을 했는데도 아들 녀석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면 그 자리에서 계속 새로운 걸 생각해내 걔들이 웃을 때까지 시도한다”며 “끝내 웃는 모습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고 했다.

● “다양한 연령·직업군과 만나…그들 모두가 나의 스승”

‘이끼’의 촬영장은 그가 1983년 영화계에 발을 내디딘 이래 지금까지 겪은 숱한 영화 현장 가운데 첫 손에 꼽을 만큼 ‘인간미’가 흘렀다.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등 배우들은 자신의 촬영 분량이 없는데도 지방 촬영장의 숙소를 떠나지 않았다. 밤마다 배우들 방에서는 조촐한 술 파티가 열렸다.

사람 좋아하기로 정평이 난 강우석 감독은 “나는 늙을 새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연령과 직업군을 초월한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만난다. 강 감독은 “사람을 좋아하는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사람을 대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대한다.

“거리에서 중고생들이 떠들며 지나가면 옆에서 조용히 엿듣는다. 그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말하는지 관찰한다. 사람들은 50살인 내가 젊어지려고 어떻게 노력하느냐고 묻는데 다른 건 없다. 항상 귀를 열어둔다.”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그를 찾는 모임도, 그가 만드는 모임도 많다. 영화 관련 모임만 3∼4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아무런 계산 없이 맛있는 음식 같이 먹으면서 서로 좋아해주면 감사하다”는 강우석 감독. 그는 “내가 사람들로부터 느끼는 웃음과 즐거움을 그대로 영화에 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mga.com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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