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좌현 바로 밑에서 ‘꽝’… 버블제트, 부채꼴로 퍼지며 배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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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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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조단 침몰원인 의견접근

물기둥 보지못한 이유는
바로아래서 어뢰 터지면
수직 아닌 수평으로도 생겨

죽은 물고기떼 왜 없나
죽은 물고기 있었더라도
조류 빨라 떠내려갔을수도

수심 40m서 버블제트?
1차 팽창으로 충격줄 경우
수심 낮은건 큰문제 안돼

두차례 충격음 왜?
첫번째는 어뢰 터지는 소리
두번째는 두동강 나는 소리

절단면 너덜너덜한 이유
부채꼴로 충격 뻗어나가
좌현보다 우현파괴면 넓어

北사용 어뢰 종류는
러시아제 상어급 장착 가능
中 개량형, 지진파에 근접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이 ‘중어뢰의 근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라고 잠정 결론을 내림에 따라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천안함에 △직접 타격의 증거(함체 구멍)가 없고 △화재나 폭발이 없었다는 점 때문에 버블제트 어뢰의 공격으로 침몰했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버블제트 때 나타나는 물기둥과 죽은 물고기들, 매끈한 대칭 절단면이 발견되지 않아 여전히 의문이 제기됐었다.

○ 물기둥 목격하지 못해?

버블제트는 거대한 물기둥을 동반한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버블제트에 의한 물기둥은 반드시 수직으로만 생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배 가까이에서 터질 때는 수평으로 생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합조단 관계자는 “1999년 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군이 1만2000t급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를 어뢰 한 방에 의한 버블제트로 침몰시켰을 때 물기둥이 수평으로 생겼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 죽은 물고기 떼가 발견되지 않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죽은 물고기 떼가 발견되지 않은 데 대해 “물고기가 그 해역에 없었을 수 있고, 있더라도 침몰 지역의 조류가 빨라 떠내려갔을 수 있다”고 답했다. 죽은 물고기 떼가 있었는지는 침몰 원인을 가리는 데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 수심이 얕아 버블제트 안 생긴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의 수심은 40m다. 천안함 함체가 6m 정도 수면 아래로 잠기는 것을 감안하면 버블제트 어뢰는 폭 34m 사이에서 터져야 한다. 그 범위 안에서 ‘1차 팽창→수축→2차 팽창’이 일어나야 하지만 수심이 낮아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일각에서 지적해왔다. 하지만 어뢰가 배 밑 가까이에서 터져 곧바로 1차 팽창의 충격을 줄 경우 수심이 얕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꽝, 꽈∼앙’ 두 번의 충격음?


충격음이 ‘꽝, 꽈∼앙’으로 두 차례 났다는 생존 장병들의 증언이 있었다. 첫 번째 충격음은 배 바로 아래에서 어뢰가 터지는 소리이고 두 번째 충격음은 2, 3초 뒤에 배가 두 동강 날 때 나는 소리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조단 관계자는 말했다.

○ 비대칭의 너덜너덜한 단면?


천안함의 함미는 좌현이 우현보다 6m가량 길게 사선으로 절단됐다. 좌현 갑판은 ‘역(逆) V’자 형으로 좌현 쪽으로 기운 채 솟아있었다. 절단면은 찢긴 듯 너덜너덜했다. 버블제트 현상으로는 생기기 어려운 형태다. 하지만 2차 팽창이 아닌 1차 팽창에서 배가 두 동강 났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합조단 측 설명이다. 배 좌현 아래쪽에 비스듬히 근접해 어뢰가 터졌을 경우 사선으로 절단되며, 1차 팽창에 의한 타격은 직접 타격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버블제트의 충격은 부채꼴 동심원 형태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첫 충격이 가해진 함미 좌현의 손상면은 좁은 반면 팽창력이 빠져나가는 우현의 파괴면은 넓을 수 있다.

○ 어뢰의 규모는?

북한은 1960년대부터 각종 어뢰를 도입해 잠수함(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제 53-65KE와 중국제 Yu(魚)-2 개량형. 53-65KE 어뢰는 구경 533mm, 탄두무게 300kg으로 구경이 크고 무거워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은 탑재가 어렵고 로미오급(1800t)과 상어급(325t) 잠수함에 탑재 가능하다. 450mm형 Yu-2 어뢰는 탄두무게가 200kg으로 천안함 침몰 때 발생한 지진파 강도(TNT 환산 폭발력 170∼180kg)와 비슷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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