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금융]모태범-이상화처럼… ‘금융 금메달’ 준비는 끝났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9가지 주제 O1 프로젝트 스타트

① grOwth >>>>> 금융지주회사 글로벌 플레이어를 향해

2010년은 ‘금융 빅뱅’의 해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금융권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형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정부의 금융정책 개편으로 금융지주사들은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에 나서게 됐다.

현재 한국에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라는 ‘빅4’ 금융지주회사가 있다. 하지만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규모와 경쟁력 면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글로벌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일단 금융사를 대형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합병 대상으로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만약 우리금융과 KB금융이 합병한다면 총자산 630조 원으로 규모만으로도 세계 50위 이내, 아시아 10위 이내의 초대형 금융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② glObal >>>>> 은행-증권사들 세계 시장을 향해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딛고 다시 해외로 나가고 있다. 먼저 금융위기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은행들이 경제 회복과 함께 국제 금융시장에 다시 발을 뻗고 있다. 정부도 2020년까지 아시아 빅10 은행을 2, 3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거리가 가깝고 문화도 비슷하며 경제성장이 빠른 옛 독립국가연합(CIS)권, 중국권, 남아시아권을 잇는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증권회사들은 중국으로, 홍콩으로, 이슬람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으로 뻗어가고 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밀집해 있는 홍콩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합작운용사 설립 계약을 하는 등 중국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Occupy >>>>> 증권업계 고객 선점을 향해

올해 들어 증권업계는 ‘무한 경쟁’에 들어갔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넘을 정도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면서 본격 자산관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거액 자산가들이 즐비한 서울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는 핵심 승부지역으로 떠오른 상태이다. 증권사들은 VIP를 위한 특화점포를 확충하고 일대일 맞춤형 자산관리 및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새로운 자산관리 서비스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④ IPO >>>>> 생명보험사 상장회사로 새 출발 향해

생명보험업계는 그동안 숙원이었던 IPO 문제를 해결하고 상장회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양생명이 업계 최초로 상장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에는 국내 대형 생보사 중 처음으로 대한생명이 상장해 주목을 끌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까지 상장할 경우 생보업계 빅3가 모두 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대한생명 측은 “상장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가는 장점이 있다”며 “본사 사업부문별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상장 이후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측도 “그동안 국내외 상장 생보사들을 분석하면 상장을 계기로 브랜드, 영업구조, 투명성 등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보험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⑤ cOnvergence >>>>> 손해보험사 융·복합화 미래를 향해


손해보험업계는 치열한 경쟁으로 손해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개별적으로 팔던 보험 상품들을 결합 또는 통합하는 방식의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주택보험’ ‘자동차+운전자+화재보험’ ‘자전거+운전자보험’ 등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다양한 결합형 보험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보험증권으로 가족 전체가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까지 나오는 추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결합형 보험 상품은 정체된 손해보험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돌파구”라며 “한 상품으로 여러 위험에 대비할 수 있어 보험 가입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손보업계의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⑥ prOfit >>>>> 자산운용사 수익률 향상을 향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이 바로 자산운용업계다. 2007년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서고 중국 등 해외 증시가 온통 장밋빛으로만 보였을 때 투자에 나섰다 실망한 투자자들이 앞 다퉈 펀드를 환매했고 그 여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수익률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어쩔 수 없이’ 위기를 맞을 때는 수익이 나빠질 수 있지만 장기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 자산운용업계는 펀드매니저 개인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널뛰는 것을 없애기 위해 종목 발굴과 투자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있다. 또 내부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⑦ mObile >>>>> 카드-증권업계 전천후 거래를 향해

카드업계는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기능이 들어간 ‘모바일 카드’가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카드를 활용하면 휴대전화로 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멤버십 쿠폰 등의 서비스를 통합해 이용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로 할인 혜택이 있는 음식점을 검색하고 즉석에서 할인 쿠폰을 받은 뒤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SK텔레콤이 하나SK카드와 제휴해 최근 선보인 차세대 결제서비스 ‘T스마트 페이’를 이용하면 최대 8장의 신용카드를 하나의 휴대전화 가입자인식칩(USIM)에 저장해 할인, 포인트 적립, 이벤트 참여, 영수증 관리를 할 수 있다. 현재 ‘하나 홈플러스 Max 10%’ 카드 발급 고객만 사용하지만 점차 발급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업계는 모바일 트레이딩 거래 규모가 현재 2∼3%에서 연말에는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⑧ cOmpetence >>>>> 금융공기업 경쟁력 강화를 향해

산은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내의 글로벌 상업투자은행(CIB)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올해는 그 첫걸음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개인금융센터를 설치해 수신기반을 확충하고 복합점포를 만들어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만들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원전 수출이 처음인 만큼 수은이 원전에 대한 수출금융을 지원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원전은 20년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여서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은은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법률, 컨설팅, 보험, 엔지니어링 등 국내 관련 서비스업의 해외진출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Opportunity >>>>> 찾아보면 모두 다 기회… 전진 또 전진

금융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찾아뒀던 전략을 재가동하는 곳도 있고 새로운 전략을 짜는 곳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위기도 기회고, 기회도 기회다.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한발 한발 전진하면 금융부문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회사들이 등장할 수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매를 꼭 거둬들이는 금융회사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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