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사는 사람들]“차례 문화 설명 듣고 아내들이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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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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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한국 적응 돕기 모임
‘빛고을 가족회’ 훈훈한 설보내


2006년 12월 만들어진 빛고을 다문화 가족회(빛다모)는 이주여성 아내의 한국 적응을 돕는 남편들의 모임이다. 빛다모는 현재
30여 명의 남편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남편들이 광주 서구 치평동 여성발전센터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빛고을 다문화 가족회
2006년 12월 만들어진 빛고을 다문화 가족회(빛다모)는 이주여성 아내의 한국 적응을 돕는 남편들의 모임이다. 빛다모는 현재 30여 명의 남편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남편들이 광주 서구 치평동 여성발전센터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빛고을 다문화 가족회
“남편들이 아내의 모국 풍습을 받아들이듯 한국의 차례문화도 이해해 주세요.”

이주여성 아내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한 남편들의 모임인 빛고을 다문화 가족회(빛다모) 회원들은 15일 ‘설 명절을 평온하게 지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주여성 아내 2명과 남편 8명 등 회원 10명은 12일 오후 7시경 광주 광산구 흑석사거리의 한 불고기 집에 모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세상살이 이야기나 한국의 설 문화를 이주여성 아내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비법을 선배들에게 배우는 자리였다. 김영택 빛다모 회장(52·광주 북구 운암동)은 회원들에게 “늦잠을 자는 베트남 풍습을 이해하지 못하면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가정에 다툼이 생긴다”며 “이주여성 아내들이 한국의 설 차례문화를 이해 못해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조촐한 식사자리였지만 이주여성이나 그 남편들이 설을 앞두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작은 기회가 됐다.

빛다모는 이주여성 아내들의 한국문화 정착을 돕기 위해 남편 서너 명이 2006년 12월경 처음 만들었다.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로 뜻을 모았던 것. 이주여성 한국 적응교육은 한국말을 모르는데 코미디언이 나와 우스갯소리를 하는 등 전시성 행사가 많은 데다 동병상련의 다문화 가정 가장들이 함께 고민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빛다모는 현재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러시아, 일본, 필리핀, 몽골 등 7개국 이주여성 남편 3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내들까지 포함하면 60여 명에 달한다.

빛다모는 이주여성 남편 입장에서 아내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해 봉사활동을 하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돕고 있다. 자녀들에게 엄마 모국어 가르치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 등의 지원 없이 이주여성 남편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민간단체다. 회비로만 운영되는 탓에 매월 갖는 교육활동에 가끔 차질을 빚기도 한다.

빛다모는 다음 달 광주시교육위원을 초청해 한국의 교육제도와 자녀교육에 대해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올해 식목일 나무심기나 양로원 방문, 현충원 참배, 재래시장 장보기, 고흥 나로우주센터나 광주교도소 체험 등을 매월 진행할 방침이다.

한정수 빛다모 부회장(49)은 “모임을 5년 동안 갖다보니 회원들이 서로 형제자매 같은 정을 느낀다”며 “이제 막 결혼을 한 다문화 가정 신입 회원들에게 선배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는 등 상담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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