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M&A株살까말까 망설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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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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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지배력-저가 매수’ 잘 살펴야죠!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오면서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미루고 현금 확보에 주력해 우량 기업들은 현금을 많이 쌓아놓았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의 현금자산 규모는 약 70조 원에 이른다. 반면 한때 18%까지 높아졌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대로 떨어졌다. 당연히 현금 사정이 여유로운 기업들은 ROE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모색할 것이다.

ROE를 개선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설비투자 외의 대안으로 인수합병(M&A)을 고려할 수 있다. M&A는 두 회사의 결합 과정에서 위험이 따르기도 하지만 투자자금의 회수 속도 및 강도에서 설비투자보다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위기 이후 기업의 시장가치가 낮아진 상태다.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이 많다는 의미다.

M&A 기업은 주식투자자의 편에서도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성공적인 M&A는 견조하게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만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위험 요소로 감안해야 한다. 승자의 저주는 M&A에 성공했지만 기업경영이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기대한 시너지를 이루지 못하는 사태를 말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거나 저가 매수가 입증돼야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 2007년 캐나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칸을 인수한 철광석 생산업체인 리오 틴토 또는 뵐러우데홀름을 인수한 푀스트알피네는 성공적 M&A의 대표 사례다. 세계 3위의 광산업체였던 리오 틴토는 알칸을 인수하면서 알루미늄 생산량이 4배로 늘어나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유럽의 대표적인 철도궤도 제작업체인 푀스트알피네는 M&A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이 45%로 늘어나면서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지 않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M&A로 간주됐다.

한편 데이터서비스업체인 톰슨은 로이터를 인수한 뒤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톰슨은 시장점유율 11%의 3위 업체였고 로이터는 시장점유율 23%로 2위였지만 33%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는 블룸버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확고한 지위 획득이 아니라 여전히 1등 업체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는 시장의 판단이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2007년에 사업 확장을 위해 ABN암로 인수를 추진했는데 바클레이스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격이 크게 뛰었다. 결국 ABN암로는 RBS의 차지가 되었지만 그 대가가 710억 파운드에 이르렀고 여기에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세계 최대 구제금융 은행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게 됐다. 이러한 선례를 감안할 때 향후 M&A 기업에 대한 투자 판단은 시장지배력 강화 및 저가 매수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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