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에도 美 무기판매액 급증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전세계 무기거래의 68% 차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지난해 미국의 해외 무기 판매액이 급증해 세계 무기 수출액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미 의회도서관 산하 의회조사국(CRS)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미국은 378억 달러어치의 재래식무기를 개발도상국에 수출해 전 세계 무기 거래액(552억 달러)의 68.4%를 차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는 2007년 전 세계 무기 거래액 597억 달러 가운데 미국이 254억 달러를 차지해 점유율이 42.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액수와 점유율이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해 무기 수출액 2위를 차지한 국가는 이탈리아(37억 달러)였지만 1위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또 냉전시대 미국의 무기 수출 라이벌이었던 러시아는 2007년 108억 달러(점유율 18%)에서 지난해 35억 달러(6.3%)로 급감해 3위였다. CRS의 무기조사 전문가인 리처드 그리머트 씨는 보고서에서 “경기침체로 각국이 무기 교체를 꺼렸기 때문에 지난해 세계 무기시장 규모가 7.5%나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우 중동 및 동아시아 등에서 신규 주문이 늘어나 매출액이 급증하는 특이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 세계 무기 판매액 규모는 줄었지만 개도국에 대한 무기 판매는 지난해 422억 달러로 2007년(411억 달러)보다 늘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개도국과 296억 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을 해 개도국 무기 계약의 70.1%를 차지했다. 이는 중동 등 분쟁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와 65억 달러 상당의 방공(防空)시스템 계약을 한 데 이어 모로코와 21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 공급 계약, 대만과 20억 달러짜리 공격용 헬기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인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브라질 등도 미국과 무기 계약을 했다. 지난해 개도국 가운데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는 아랍에미리트(97억 달러)였고 이어 사우디아라비아(87억 달러), 모로코(54억 달러) 순으로 나타나 중동 국가들이 여전히 무기시장의 큰손임을 입증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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