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준승]재난재해 관리 R&D전략 마련을

입력 2009-07-29 02:59수정 2009-09-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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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해일(쓰나미)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가 화제다. 그러나 쓰나미를 영화 속 상상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올해 장마도 여지없이 게릴라성 폭우의 연속이었다. 물 폭탄 장맛비에 도심, 산간 할 것 없이 마비됐다. 호우 태풍 폭설 등 자연재해는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갈수록 잦아지고 피해 또한 대형화되고 있다.

이제는 철저히 계획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관련 분야를 체계적으로 산업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재해 및 재난의 발생 메커니즘 규명, 재난 예방 및 영향 분석평가, 위험성 평가 기술을 통한 피해 경감 대책 마련, 재난원인 분석 및 확산방지 그리고 재난복구 효과성 제고까지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R&D) 전략이 시급하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인적, 사회적 재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난, 재해 관련 R&D는 한참 부족하다. 2006년 기준 우리 정부가 자연재해를 포함한 재난 및 안전관리 분야 R&D에 투자한 예산은 전체 R&D 예산의 1.2%였다. 재난, 재해가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연재해 분야 기술 수준 역시 뒤떨어져 있다. 태풍과 홍수 관련 기술은 선진국 대비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R&D 투자가 개별 부처의 별도 사업에서 과제 수준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의 재난·안전관리 체계에서 R&D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난, 재해를 체계적으로 조사, 분석하고 매년 개선지표를 발표하는 등 재난 및 안전관리 R&D에 대한 종합적인 기획, 평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재난, 재해 관련 R&D 예산규모를 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재난, 재해 관리 분야를 산업화할 준비도 해야 한다. 물 부족과 물 폭탄 피해를 동시에 줄이려면 물을 보존하는 기술력을 축적해 물을 자원화해야 한다.

최근 국립기상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은 364mm로,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약 247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집중호우의 재발견인 셈이다. 위기관리 진단 키트와 매뉴얼을 만들어 반복되는 재난, 재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노력만으로 모든 재해와 재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불행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을 줄이는 길은 과학적인 예측과 대비뿐이다.

이준승 한국과학기술 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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