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맨유와 바르셀로나로 베스트 11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28일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할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에 이른다. 재미있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두 팀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꾸려보자. 모든 이가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이하 바르샤)의 리오넬 메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이하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선택할 것이다.

필자는 바르샤 예찬론자다. 바르샤는 패스가 자연스럽게 흐르고 선수들 움직임이 예술적이다. 투지도 넘친다. 볼을 뺏기면 공격수도 수비 태세를 갖춘다. 한마디로 빈틈이 없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한때 같은 철학을 고수했다. “숨이 목에 찰 정도로 뛰어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격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맨유는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모험을 하지 않는 ‘수비 축구’의 경향을 보인다.

필자가 생각하는 베스트 11은 이렇다. 골키퍼 에드빈 판 더르사르, 수비 라인 존 오셔-리오 퍼디낸드-네마냐 비디치-파트리스 에브라(이상 맨유), 미드필드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샤)-안데르손(맨유)-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샤), 공격 라인 메시-호날두-웨인 루니(맨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맨유 선수가 8명, 바르샤 선수가 3명이다. 판 더르사르는 바르샤의 빅토르 발데스보다 경험이 많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수비 라인은 모두 맨유 선수다. 바르샤의 다니엘 알베스가 출장 정지를 받지 않았다면 오셔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알베스는 오셔만큼 믿음직스럽진 않지만 역습할 때 재치 있는 공격 본능은 훌륭하다. 퍼디낸드와 비디치가 펼치는 조직적인 플레이는 어느 팀 중앙 수비 라인도 따라올 수 없다.

한때 맨유에서 뛰었던 바르샤의 제라르드 피케는 팀 내 최고 수비수다. 바르샤는 라파엘 마르케스가 부상 중이고 에리크 아비달이 출장 정지를 받아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카를레스 푸욜은 맨유 공격 라인을 상대하기에는 너무 느리다.

에르난데스는 게임의 리듬을 책임질 것이다. 그는 패스의 마에스트로다. 안데르손은 파워와 에너지가 넘친다. 이니에스타는 지켜보기에 즐거운 선수다. 많이 뛰고 모험을 잘한다.

메시는 이번 시즌에 호날두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둘 다 우아한 스타일과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가볍게 따돌린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8골을 기록하고 있는 메시는 사이드를 배회하다 쏜살같이 골문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호날두는 40m 떨어진 곳에서도 해머 같은 강프리킥을 날린다. 큰 키(185cm)를 이용해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맨유의 왼쪽 공격수 루니는 특유의 괴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는 ‘대형 엔진’ 박지성도 루니 같은 활기찬 에너지를 보여주지 못한다. 루니는 전형적인 킬러다.

필자의 베스트 11에 라이언 긱스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카를로스 테베스, 박지성(이상 맨유), 티에리 앙리, 야야 투레(이상 바르샤) 같은 뛰어난 선수를 벤치에 앉혔다는 게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28일 퍼거슨 감독과 주제프 과르디올라 바르샤 감독이 따로 베스트 11을 구성할 테니 모두 포함되길 기대한다. 현재로선 주전 4명 중 3명을 잃은 바르샤의 포백 수비 라인이 불안해 맨유가 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ntl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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