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시장 봄바람, 실물 회복으로 이어가야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국내 금융시장에 봄바람이 부는 듯 주가와 원화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는 그제 1,400 선에 육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던 리먼브러더스 파산(작년 9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 최저치였던 3월 3일보다는 36.3%(372포인트), 작년 10월 24일의 연중 최저치보다는 48.9%(459포인트)나 올랐다. 외환시장 불안도 크게 해소돼 두 달 전 달러당 157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화환율이 1270원대로 하락했다. 원화가치의 재상승 추세가 너무 빠르다고 할 정도다.

주가 상승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 기업 가치와 재무구조,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투자자들의 소비심리도 살아난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국제수지 흑자에 이어 우리 경제의 위기 탈출 청신호다. 해외 증시도 한국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나홀로 약진’의 부담도 줄었다.

금융시장 안정은 한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난 데 크게 힘입었다.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국내 대기업은 그동안 원화 약세 효과에다 신규시장 개척 노력으로 선전(善戰)했다. 미국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한국 경제, 특히 주요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추가 투자의사를 밝혔다. 지나치게 반색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가 해외발(發) 변수에 크게 영향 받는 현실에서 의미를 깎아내릴 일도 아니다.

금융시장과는 달리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경제는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퍼지기 시작한 온기(溫氣)를 실물 분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규제완화를 서두르고,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수출의 원화 약세 효과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술 및 품질 경쟁력 제고, 노사관계 안정이 더 절실하다.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궤도에 올라서려면 정치 사회적 순풍(順風)도 불어야 한다. 여야는 정략적 단견으로 정쟁(政爭)이나 거듭할 것이 아니라 투자, 소비, 일자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등의 창출에 도움이 될 입법활동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지만 각계 국민도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 사회적 불안을 과장 선동하는 세력에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겠다. 작년과 올해만 하더라도 일부 세력이 걸핏하면 괴담(怪談) 수준의 위기설을 확산시켰지만 사실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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