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발언’ 日 아이돌, 韓 화장품기업 모델 발탁 논란…“소비자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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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9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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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한국을 조롱하는 언행으로 혐한(嫌韓) 논란에 휩싸였던 일본 유명 아이돌 가수 히라노 쇼(27·平野紫耀)가 한국의 한 화장품 기업 광고 모델로 발탁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매체 ‘오리콘 뉴스’는 최근 한국 화장품 기업이 출시하는 헤어 케어 라인 광고 모델로 히라노 쇼가 발탁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업은 한국과 일본에서 화장품 및 미용 관련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일본 측 모델로 히라노 쇼를 기용한 것이다.

일본 아이돌 그룹 ‘킹앤프린스’ 멤버였던 히라노 쇼는 지난해 3월 방송 촬영차 한국에 방문해 한강공원에서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수많은 부적절한 발언을 남겨 국내 누리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당시 그는 첫인사부터 “씨에 씨에(謝謝·감사합니다)”라며 중국어 인사를 한 뒤 ‘아는 한국어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씨에 씨에” “워 아이니(我愛你·사랑합니다)” “베이징덕”이라고 중국어 문장들을 답했다.

히라노 쇼는 한강공원 주변 전경을 둘러보며 “의외로 높은 건물이 있다”고도 말했고, 한국의 수도를 묻는 질문에는 “파쿠(パク)”라고 답했다. ‘파쿠’는 한국 성씨인 ‘박 씨’를 말할 때 쓰는 일본 발음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한국 방문을 ‘내한’(来韓)이 아닌 ‘내일’(来日)로 표현했다. 이는 한국을 일본의 식민지로 보는 식민 사관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일본 우익집단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당시에도 누리꾼들은 그의 태도가 고의적인 혐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아무리 비즈니스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혐한 발언을 일삼는 현지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한 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모델 선정은 기업의 자유라고 하지만 한국을 업신여기는 모델 기용은 자국민들에게 먼저 외면받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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