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메시는 괴로워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반칙-‘오심’에 멍투성이… 판정 리뷰금지 재고를

시계를 약 한 달 전으로 되돌려보자. 지난달 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때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심판에게서 모욕을 당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마르크 판 보멀에게 사실상 가라테 킥으로 공격을 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전반 17분 메시가 상대 수비수 크리스티안 렐에게 다리가 걸려 넘어졌으나 하워드 웹 주심이 할리우드 액션으로 판단하고 옐로카드를 꺼냈다. 당시 TV 리플레이는 9만 관중에게 메시가 페널티킥을 얻었어야 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런데도 잉글랜드 출신 주심은 메시가 ‘사기’를 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호세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의하다 역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것은 약과였다. 전반 43분 메시는 사뮈엘 에투와 볼을 주고받을 때 판 보멀에게 거친 파울을 당했다. 볼이 티에리 앙리로 이어져 심판이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앙리가 네 번째 골을 넣었다. 메시가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는데도 심판은 판 보멀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명확히 퇴장감이었다.

왜 시간이 한참 지난 얘기를 하느냐면 이런 잘못된 판결 때문에 메시 같은 훌륭한 선수와 축구 자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뛰어난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두 단체 모두 메시를 보호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당시 판정이 잘못됐다고 공식 제소했지만 UEF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심 웹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다.

UEFA와 FIFA는 지난 경기를 리뷰해 벌을 주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 메시가 덩치 큰 판 보멀보다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25년 전 아르헨티나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사실상 절름발이가 될 뻔했다. 안도니 고이코에체아란 ‘악당’이 마라도나의 발목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다행히 마라도나는 컴백해 월드컵을 거머쥐었지만 순수함이 사라져 경기 때 파울을 당하면 철저하게 보복하는 선수로 변했다. 나중엔 마약에 손댔고 결국 선수 생명을 마감했다.

메시는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린다. 메시는 축구를 사랑한다. 그라운드에서 자신 있게 선수들을 요리한다. 성인이지만 내면엔 아이 같은 천성을 지녔다. 하지만 메시가 언제까지 이런 명성을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라도나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

경기할 때마다 날 흥분시키는 메시가 저질 선수 때문에 사그라지지 않길 바란다. 7일 새벽 메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펼칠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기대된다. 난 벌써 메시를 볼 기대감에 흥분해 있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ntl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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