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좋은 수가 악수로 돌변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도전5번기 4국 6보(71∼86) 덤 6집 반 각 3시간

바둑은 상대적이다. 좋은 수가 특정 상황에서 악수로 돌변하고, 금기시되는 수가 묘수가 될 때도 있다. 기사들은 고정관념에 빠지면 넓은 세계를 볼 수 없다.

흑 71은 흔히 이런 형태에서 귀를 지키는 수지만 지금은 ‘상대적’ 악수였다. 목진석 9단도 무심코 둔 수인데 이세돌 9단은 그 허점을 간파했다. 흑 71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선 정답은 76의 곳, 날일자 행마였다. 보통 날일자 굳힘은 귀의 침입이 남아 좋지 않지만 지금은 귀보다는 백의 하변 침입(실전 백 74)에 대비해야 했다.

목 9단은 흑 75 때 백 76으로 슬쩍 비키는 수를 생각하지 못하고 백이 78의 곳을 젖히면 ‘가’로 끊겠다는 수읽기만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귀를 튼튼하게 지키는 흑 71을 둔 것.

백 76은 실전처럼 78로 호구치는 수와 참고도 백 2처럼 젖히는 수를 맞보기로 하고 있다. 참고도 백 4, 6으로 패가 나면 흑은 팻감이 없어 낭패. 백 86까지 하변에서 7, 8집을 내며 쉽게 살자 하변 흑마저 허약해 보인다. 형세는 급격히 백에게 기울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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