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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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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수의 연기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얼음판에서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이었다. 그는 신채점방식이 도입된 2002∼2003 시즌 이후 처음 여자 싱글 200점을 돌파했고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하면 된다’를 입증했다.
김연아의 승리는 그 혼자만의 영예를 넘어 우리 국민의 강한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양인의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올림픽 수영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 신지애 선수를 비롯한 한국여자프로골프 군단도 ‘한국 최고가 세계 최고’로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연아만 하더라도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과학적 스포츠 관리, 우수한 지도자, 그리고 선수 자신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점프 하나를 익히기 위해 엉덩방아를 3000번 넘게 찧으며 얼음바닥에 뒹굴었다. 부상에 시달린 적도 많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치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으며, 세계 최고의 실력은 끝없는 노력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연마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해주었다.
김연아의 세계 제패에서 우리는 자율과 경쟁의 소중함을 거듭 깨닫게 된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스포츠에서 한국을 빛내는 스타가 잇따라 나오는 것은 스포츠가 기본적으로 최고만이 승리를 차지하는 경쟁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경기침체와 민생고통으로 실의에 빠진 각계 국민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선사했다. 부모의 과보호 아래 나약하게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도 훌륭한 삶의 모델이 될 것이다. 김 선수가 부단한 자기관리와 절제된 생활로 절정의 기량을 유지해 롱런하는 스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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