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박영균]글로벌 위기 이후가 더 걱정이다

  • 입력 2009년 3월 20일 19시 58분


이달 초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스타일을 구겼다. 내수 진작을 위해 국민 1인당 2만 엔(약 30만 원)씩 모두 2조 엔의 현금을 지급할 즈음에 “고액소득자가 현금을 받는 것은 천박한 일이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같은 자민당 의원조차 ‘잘못한 말’이라고 비판하고, 언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실수를 인정하고 “나도 받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현금이냐 쿠폰이냐를 놓고 고민할 적에 일본은 이미 2조 엔의 현금을 풀기 시작했다. 그전에 한 차례 추경예산을 짜서 긴급 자금을 풀었고 또 한번 대규모 추경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일본 기업인들과 경제전문가들은 그 효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양과 물에 투자하는 일본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경제세미나에서 만난 일본 기업인한테선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외환 부족의 걱정이 없고 금융부실도 거의 없는 일본인데도 서울보다 더 긴장감이 감돌았다. 엔고(엔화 가치 강세) 때문만도 아니다. 일본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일본 주력상품의 세계적 수요 급감이 심상치 않다. “일본은 내구소비재와 자본재 수출로 그동안 경기회복세를 탔는데 이번 위기로 수요가 급감했고 상당 기간 회복이 어렵다(다케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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