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WBC ‘이중 탈락’ 방식은 흥행 카드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원년 대회와 경기 방식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더블 일리미네이션’을 도입했다. 두 번 이기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두 번 지면 탈락이다. 그러나 순위 결정전이 있어 첫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아시아 예선의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은 각각 적게는 두 경기, 많게는 네 경기를 한다.

‘이중탈락’ 방식은 첫판 상대만 결정되고 이후에는 승패에 따라 상대가 달라진다. 리그전은 같은 조 다른 팀과 반드시 한 경기씩 하지만 ‘이중탈락’은 상대와 경기를 하지 않고도 예선을 끝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첫판에서 한국과 일본이 승리하고, 중국과 대만이 졌다고 가정하자. 이어 한국이 일본에 지고, 대만이 중국에 이길 경우 다음 대진은 또 한국-대만전이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이기면 최종 순위전은 한국-일본전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아시아 예선전을 끝내게 되는 셈이다. 즉 한국은 대만, 일본과 두 번씩 대결한 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벌어지는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생소한 ‘이중탈락’ 방식 도입에 반대했다. 일본도 실행이사회에서 거부감을 보였다.

하지만 대회를 주최한 미국은 이를 밀어붙였다. 왜 그랬을까. 바로 흥행 때문이다. 또 이 방식은 한 번 져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의 취지가 포함돼 있어 아쉽게 탈락하는 팀은 없다. 실력대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미국이 지난번처럼 일본에 이기고 같은 1승 2패를 거두고도 타이브레이크(방어율)에 막혀 4강에서 탈락했던 제도의 모순을 원천봉쇄하는 목적도 있다.

아시아 예선에서 가장 흥행성이 있는 카드는 한국-일본, 한국-대만전이다. 그런데 이 두 팀과 두 차례씩 대결하는 구도라면 방송시청률을 포함해 관중동원은 만점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방송사와 각 출전국 실무자들의 일처리가 힘들다. 첫 경기 한국-대만전 외에는 일정이 전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하와이 호놀루루=문상열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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