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챔스리그 16강전은 ‘錢쟁’

  • 입력 2009년 2월 21일 03시 02분


스타 포진한 부자구단 대거 합류… 자존심 격돌

유럽 53개국 클럽 챔피언들이 정상을 다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부자 구단들의 경연장이다.

20일 현재 잉글랜드 4팀, 스페인 4팀, 이탈리아 3팀이 16강에 올랐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일부 국가에 16강이 편중된 이유는 역시 돈이다. 스포츠에는 이변이 존재하지만 해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건 최고 선수들을 보유한 구단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라울 곤살레스 같은 선수들은 환상적인 플레이의 대가로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

10년 전 이탈리아 클럽들은 ‘부(富)’를 바탕으로 유럽 정상에 섰다. 최근엔 미국, 아시아, 중동의 억만장자들이 팀을 인수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중심축이 옮겨 왔다. 스페인의 부자 구단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도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클럽들 간 정면 대결이 성사돼 흥미롭다. 첼시와 유벤투스, 맨유와 인터밀란, 아스널과 AS 로마가 자존심을 걸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첼시와 유벤투스의 대결에선 최근 ‘거스 히딩크 효과’가 변수다. 히딩크 감독은 분명 믿을 만한 능력을 지녔지만 첼시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다. 그가 한국에서 이룬 2002년 월드컵 4강 기적은 짧은 호흡으로 만들어진 업적이 아니다.

유벤투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화려한 귀환도 눈에 띈다. 라니에리 감독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인수했을 때 우승을 못한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그는 주공격수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등과 함께 ‘달콤한 복수’를 꿈꾸고 있다.

마찬가지로 첼시에서 경질된 인터밀란 조제 무리뉴 감독의 복수도 관심사다.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더글러스 마이콘 등이 무리뉴의 훌륭한 무기다. 변덕스럽지만 한 방이 있는 아드리아누와 잘할 땐 누구도 못 말리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믿음직스럽다.

그러나 맨유는 1000분 넘게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 수비력을 자랑한다. 라이언 긱스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플레이를 펼치고, 호날두와 웨인 루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언제라도 골을 넣을 준비가 돼 있다.

아스널과 AS 로마의 대결은 가장 균형 있는 모양새다. 양 팀 다 리드미컬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잉글랜드 팀과 이탈리아 팀 간 대결에선 잉글랜드 팀들의 우위가 예상된다.

그러나 잉글랜드 리버풀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 쉽게 점치기 힘들다. 한 달 전만 해도 마드리드는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지만 베른트 슈스터 감독이 부임한 이후 달라졌다. 마드리드에는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을 자랑하는 라울 곤살레스도 있다. 리버풀의 페르난도 토레스와 스티븐 제러드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이 경기는 결국 스페인으로 무게 추가 기울 가능성이 크다.

랍 휴스 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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