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최후의 승자는 우량주 장기보유 투자자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지난해 금융기관의 신뢰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 유례없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위험 회피 성향이 번져나가면서 유동성이 고갈되고 신용 거래가 위축됐으며 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어려움이 깊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회사들이 몰락의 길로 들어섰고 신흥시장의 위험 회피 현상은 변동성 심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미국은 경기가 침체기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5%는 소비지출이 28년 만에 가장 큰 비율로 감소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위축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유로권에서도 실업률이 올라가고 주택시장이 침체됐으며 제조업 지수가 급락하는 등 어려운 환경을 맞았다. 일본도 최근 7년 만에 가장 급격한 수출 감소를 겪었다. 수년간 형성된 거품이 무너지면서 부의 수준이 수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고, 덩달아 소비도 감소하며 생긴 현상이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황이 호전될 움직임도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부실 금융기관들을 구제하고 은행 간 대출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내내 유례없이 공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목표금리도 사상 최저 범위로 낮췄다. 유럽과 일본을 포함한 타 선진국들도 잇달아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동안 급성장했던 신흥시장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5년간 무려 400% 급등했지만 2008년 12월 18일을 기점으로 51% 하락했다.

2008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 경제권의 2009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지만 안정적인 성장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기초 상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중국과 인도는 물가 상승률을 낮추면서 유동성 관리와 경제 성장에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둘 수 있게 됐다.

러시아와 브라질의 풍부한 외환보유액은 신흥시장의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 정부가 함께하는 노력은 극단적인 파장을 막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여러 나라의 자본시장과 자산은 역사적 밸류에이션(가치)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비록 시장의 변동 기간이나 변동 정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우량 자산이나 기업을 편입하는 투자원칙 그리고 이를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갖춘 투자자들에게는 지금 상황이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자산배분이 투자목표와 위험 감내도에 적합한지 확인해 보고, 다양한 투자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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