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세계적 인사조직 컨설턴트 2인 同席인터뷰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8분


왓슨와이어트 고시먼 조직 효율성 사업부 대표 - 랜더 홍콩사무소 인사조직 사업부 대표

고시먼 “과도한 업무 부담, 유능한 인재 회사 떠나게 해”

랜 더 “직원에게 일정수준 재량권 줘야 몰입도 높아져”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게 할 것인가. 이는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관계가 생긴 이래 모든 고용자의 숙제였다. 경영학의 인사관리(HR) 분야 역시 초창기부터 업무 몰입과 생산성 향상의 관계를 규명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지난해 말 세계적인 HR 컨설팅사인 왓슨와이어트의 일레인 고시먼 조직 효율성 사업부 글로벌 대표와 디어드리 랜더 홍콩사무소 인사조직 컨설팅 사업부 대표를 만났다. 이들에게서 불황 시대의 기업이 어떻게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지를 들어봤다. 인터뷰 전문은 DBR 25호(1월 15일자)에서 볼 수 있다.

―왓슨와이어트에서 말하는 ‘몰입(engagement)’의 정의는 무엇인가.

▽고시먼 대표=“직장에 대한 사명감(commitment)과 업무 명확성(line of sight)을 합친 개념이다. 즉 몰입이란 업무에 최선을 다할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몰입의 결과는 생산성의 극대화로 나타난다.”

―직원들의 몰입은 기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주는가.

▽랜더 대표=“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의 몰입 수준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성과가 뛰어났다. 몰입은 일종의 재무적 선행지표로 과거 몰입 수준의 증가는 현재 마켓 프리미엄(market premium·시가총액에서 기업 총자산을 뺀 것)의 1.5% 증가를 가져온다.

원래 사명감과 업무 명확성은 왓슨와이어트가 인재의 경쟁력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4가지 요소의 일부다. 또 다른 2가지 요소는 실행력(enablement)과 윤리의식(integrity)이다. 네 영역의 수준이 모두 높은 기업은 총주주수익률이 평균적인 기업에 비해 3배 정도 높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몰입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시먼=“몰입을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동인(driver)은 고객 중심적 관점, 보상 및 복리후생,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방향성 및 리더십 등이 있다. 특히 경기가 어려워지는 불황기에는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빈도 또한 직원들의 몰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몰입 수준이 높은 직원의 74%는 상위 임원들과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다.”

―현장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특히 고객 중심적 관점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싶다.

▽고시먼=“고객 중심적 관점은 직원들이 회사 내부(사내 정치, 위계 등)가 아니라 회사 외부(고객)를 적극적으로 바라보면서 일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는 고객의 만족도 향상과 유지에 도움이 되며,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신이 나서 일하게 만든다. 직원들이 자기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신이 없거나 고객을 제대로 도와줄 수 없을 때 업무 몰입도가 많이 떨어진다.”

▽랜더=“고객 중심적 관점을 통해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그들에게 일정 수준의 재량권을 주는 것이다. 홍콩에 있는 한 호텔은 직원들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0홍콩달러까지 마음껏 쓸 수 있게 한다. 한 고객이 휴대전화를 호텔방에 두고 나온 적이 있었다. 담당 직원이 휴대전화를 전해주기 위해 바로 그날 비행기를 타고 고객의 다음 행선지로 날아갔다. 고객은 물론 담당 직원도 그 일에 대해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개인의 업무량은 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고시먼=“고성과자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큰 이유는 업무 구조의 비효율성과 성과가 떨어지는 동료 때문이다.

특히 저성과자는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자신의 일을 고성과자가 떠맡게 함으로써 고성과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렇게 되면 고성과자는 ‘똑같은 대우를 받는 동료들과 비교해 회사에서 나에게만 일을 많이 준다’는 생각 때문에 업무 만족도가 떨어진다.

고성과자가 회사를 떠나는 첫 번째 이유는 스트레스인 반면 저성과자는 주로 급여 때문에 회사를 떠난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 때 기업 구조조정으로 개인 업무량이 많아지자 고성과자들이 회사를 그만둔 사례가 많았다. 따라서 기업은 고성과자들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절한 업무강도에서 일을 즐기게 만들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업무량 모니터링을 통한 적절한 업무 분담 같은 실질적인 해결책에 신경 써야 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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