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성천]한자배우기 열풍이 반가운 이유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동아시아에서의 경제활동을 위해 기업이 신입사원의 한자실력을 중시하자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한자학습의 열풍이 거세다. 학교에서 한자교육을 먼저 중시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학습 열기를 고조시키는 형국이 됐다. 한자교육은 취업준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 한자는 동아시아 이해의 코드이다. 동아시아의 위상이 급격히 부각되자 서구뿐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 사이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인식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해’와 ‘소통’의 매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다행히 동아시아는 한자라는 공동의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둘째, 한자는 문화콘텐츠의 원천이다. 우리의 독자성을 발휘하고 전통문화를 담은 내용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통문화를 고부가가치의 문화산업으로 육성하는 데는 반드시 전통문화의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한자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셋째, 한자는 수천 년에 이르는 정신문명의 가치이다. 정신문명의 가치와 현대의 실용주의는 소통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개척될 수 있다. 공자와 맹자의 사상에서 인성교육과 정치철학의 이론체계를 정립하고 노장(老莊)사상과 심리학의 결합으로 정신과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으며 관자(管子)의 철학에서 인간경영론이 나올 수 있다.

넷째, 한자는 학문 연구의 근간이다. 일본은 한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자문화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현재 한자문화권에서 사용하는 학문 과학 기술용어 대부분을 일본이 만들었다. 정치 경제 철학 전기 세포 같은 단어가 대표적이다. 한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 적극 가르치고 여러 영역의 연구에 접목해 학문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성천 을지대 교수 여가디자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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