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포커스]최인기 민주당 정책위의장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꼼꼼하게” 野정책 쥐락펴락

“안 보고 넘어갈 줄 알았던 거지….”

4·9총선을 위한 통합민주당의 공약 준비 작업이 한창이던 3월 중순, 최인기(64·전남 나주-화순·사진) 정책위의장실에서 고성이 터졌다.

한 당직자가 보고도 하지 않고 초안용 공약집 보고서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슬그머니 끼워 넣은 것을 본 최 정책위의장이 불호령을 내린 것이다. 일선 실무자도 아닌 정책위의장이 800여 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일일이 점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공약은 여지없이 최 정책위의장 눈에 걸려 삭제됐다.

민주당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 화물연대 파업, 청와대의 인사 실패 등 주요 정국에 대처하는 데는 그의 이런 꼼꼼함이 바탕이 됐다.

또한 옛 민주당계 인사들이 그에 대해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의리’다.

지난해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으로 민주당 현역의원이 대거 신당행(行)을 선택했을 때 그만이 자리를 지킨 것. 대선 직전에는 ‘민주당=호남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내에서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이었다.

신당과의 1차 통합 실패, 이인제 후보의 대선 참패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옛 민주당이 간판을 내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버팀목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공으로 그는 올해 초 통합민주당 창당 후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정책위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일할 때는 지나칠 정도로 깐깐하지만 술자리에서는 생맥주 500cc에 소주를 섞는 ‘특제 폭탄주’를 즐기는 소탈한 면도 있다. 친밀도에 따라 소주 양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정책위의장 임기가 끝나는 내달 6일 이후부터 2년 후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책적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법률 제정에 전력하고, 정치적으로는 당내 호남 및 관료 출신을 규합한다는 생각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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