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1회 전국아마국수전… 턱없이 부족한 실리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흑은 105로 포위망을 넓혀 보지만 날쌘 노루처럼 달아나는 중앙 백 대마를 잡기에 기력이 달리는 듯하다. 이쯤 되면 흑도 절망을 느낄 시간이다. 김종해 6단의 눈에도 뻔히 백이 살아가는 길이 보인다. 그래도 백이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나기 전까진 쫓아갈 수밖에 없다. 마지막 희망이라기보다 일종의 관성과 같은 것이다.

흑 105 대신 참고도 흑 1로 바싹 백을 압박해 봐도 백 12까지 깔끔하게 살아간다.

백 108까지 중앙 백은 하변과 연결하기 직전이다. 흑 109 이하가 마지막으로 쏘아본 화살이다. 흑이 쏜 화살은 흑 115까지 표적을 향해 죽죽 나가는 듯하더니 백 116에 이르러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백은 122까지 기나긴 길을 거쳐 드디어 대마를 하변과 안전하게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예정된 코스였던 만큼 흑과 백 모두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백 128을 본 김종해 6단은 돌을 거뒀다. 그 이상 두는 것은 굴욕일 뿐이다. 대마 사냥이 물 건너간 지금 덤 없이도 백의 실리가 흑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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