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심리 게임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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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 응수타진이 이세돌 9단의 마음을 헤집고 있다. 백 ○에 대해 참고도 흑 1로 받으면 가장 무난하다. 백 2의 단수치는 것이 선수. 백이 두 집 이득을 본다. 물론 이 정도로 활용당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9단은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될 것 같은 강박관념에 빠져 있었다.

윤준상 6단은 초반부터 이 9단의 신경을 계속 긁어왔다. 윤 6단은 우변에 큼직한 흑 집을 기꺼이 내주면서 침착하게 자신의 진영을 지켰다.

너무 침착한 상대의 대응에 이 9단은 불안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더 물러서면 불리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 것. 바둑은 수 싸움이기도 하지만 심리 싸움이기도 하다.

이 9단은 두 집 손해를 볼 순 없다며 흑 75, 77로 가장 강력한 반발을 택했다. 이 수는 깊은 수읽기에서 나온 산물이 아니라 즉흥적인 반발 심리가 빚어낸 완착이었다.

백 78로 늘어둔 뒤 백 84까지 놓이자 백이 좀처럼 죽을 것 같지 않다. 이렇게 흑 진이 허무하게 파괴돼 백이 단연 유리한 형세가 됐다. 이게 끝은 아니었다. 곧이어 또 한 번의 심리 게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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