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우승이 먼저” “투자가 먼저”

  • 입력 2007년 12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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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값비싼 선물과 풍성한 음식이 넘쳐나고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에 대한 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질 것이다.

2007년이 끝나기 전 리버풀은 6경기를 해야 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마르세유(프랑스)를 만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칼링컵에서 첼시를 만난다.

리버풀의 미국 출신 오너들이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만났다. 베니테즈 감독은 팬들에겐 영웅이지만 구단주에게는 언제나 잘릴 수 있는 ‘파리 목숨’이다. 베니테즈 감독의 문제는 공동구단주 톰 힉스 씨와 조지 질레트 씨가 선수 살 돈을 많이 주면 줄수록 더 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단주와 감독의 갈등이 시작된다. 팬들은 물론 감독을 지지한다.

힉스 씨가 “베니테즈 감독이 계속 구단이 투자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불만을 토로한다면 경질할 수 있다”고 하자 팬들은 “우리는 라파엘을 지지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다.

베니테즈 감독은 과거 잘나가던 리버풀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더 좋은 선수를 보강하고자 한다. 그러나 팬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지 혹은 축구 티켓을 살지 고민하듯 구단주들도 수백만 파운드를 어떻게 쓸지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 그들도 팀이 이기길 바란다. 하지만 리버풀의 미래를 위해 6만 석 규모의 경기장도 지어야 한다. 새 경기장 건설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진다. 현재 5억 파운드(약 9400억 원) 정도 된다.

베니테즈 감독은 또 돈을 ‘구걸’하고 있다. 공동구단주 힉스 씨와 질레트 씨는 페르난도 토레스 등 4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 돈을 지불했는데도 선수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선수 몇 명만 더 뽑으면 우승 트로피를 안기겠다고 장담한다.

12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는 리버풀 팬 2800명을 포함해 6만여 팬이 몰릴 것이다. 팬들은 300파운드를 들여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이다. 목청을 높여 감독과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팬들은 10월 홈에서 마르세유에 0-1로 패한 악몽 같은 밤을 잊지 않고 있다. 리버풀은 최근 5경기에서 21골을 넣고 단 1골만 내주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터키의 베식타슈를 무려 8-0으로 꺾었다.

베니테즈 감독이 베스트11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는 ‘로테이션’ 선수기용의 대명사다. 매 경기 라인업이 다르다. 전술적으로 그는 노련하다. 지난 3시즌 동안 두 번이나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아 수천만 파운드를 벌게 했다. 그가 많이 이기면 구단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

베니테즈 감독은 “우리는 어떤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플레이를 잘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힉스 씨와 질레트 씨는 베니테즈 감독이 리버풀에 얼마나 중요한지, 우승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마르세유에 패하더라도 베니테즈 감독을 자르지는 않을 것이다.

리버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챔피언스리그보다 전 세계로 훨씬 많이 중계된다. TV 중계는 구단 마케팅에 아주 중요하다. 이 때문에 베니테즈 감독과 구단주는 타협을 할 것이다. 베니테즈 감독은 “구단주가 원하는 것은 나와 똑같이 리버풀이 이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많은 외국 구단주는 단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기지 못하면 파산한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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