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너지 국가大計, 더는 미룰 수 없다

  • 입력 2007년 8월 23일 0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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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9시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관공서와 기업, 57만 곳의 개인주택에서 5분간 전깃불이 꺼졌다. 5분만이라도 에너지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매년 에너지의 날(8월 22일)에 열리는 행사다. 올여름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해 전국 최대전력사용량이 21일 올해 들어 4번째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근 15년 사이에 104%나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사무실 식당 공연장에서 지나친 냉방으로 추위를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전력 낭비가 심한 편이다. 냉방 온도를 권장기준인 섭씨 26도에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고효율 조명등 쓰기, 절전형 멀티탭 사용, 대중교통 이용하기, 내복 입기, 창문 틈새 바람 막기 등 에너지시민연대 홈페이지(www.100.or.kr)에 가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약 방법이 많다. 우리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에너지 사용을 무작정 늘리면 지구온난화는 더 빨라진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국은 에너지 과소비 산업구조에 속한다. 정부가 나서서 산업구조의 재편을 적극 유도하고, 기후변화 협약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에너지 대책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에너지 확보를 위해 동맹 재편을 불사하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마침 대우인터내셔널이 개발한 미얀마 가스전 매장량이 그동안 국내 기업이 발견한 것들 중 최대 규모라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하지만 석유산업의 위쪽에 있는 에너지개발의 국내총생산(GDP) 중 비중은 0.1%에도 못 미친다. 아래쪽의 정유산업 비중 5∼6%에 비해 매우 낮다.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다소비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원자력은 안전 관리만 잘 하면 경제성이 가장 높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 방식이다. 매장연료 외에 다양한 신(新)에너지 개발도 필요하다. 국가 장기전략 차원에서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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