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루니를 ‘루니 답게’ 다룰 줄 아는 퍼거슨

  • 입력 2007년 4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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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루니는 세계 축구의 큰 별이다. 하지만 세계무대로 도약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왜?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루니는 젊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21세이다. 그러나 18세 때보다 스타성이 준 게 사실이다. ‘젊은 루니’는 신동이었다. 투사의 공격성에 모든 선수를 뛰어넘는 기술까지 갖췄다. 최소한 부상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발의 작은 뼈가 두 번이나 부러졌다. 게다가 그는 최고가 돼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루니와 약혼녀 콜린은 리버풀의 노동자 계급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유명 커플이다. ‘헬로’란 잡지는 그들의 결혼사진 독점권에 150만 파운드(약 27억5000만 원)를 제시하기도 했다. 맨체스터도 그들이 빨리 결혼을 발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결혼으로 화합해 맨체스터를 위해 불꽃을 피우길 원한다. 그는 스티브 매클래런 잉글랜드축구대표팀 감독보다 루니를 잘 이용하고 있다.

매클래런 감독은 6월 에스토니아와의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한다. 그때 루니는 뛸 수 없다. 그의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출전 정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루니는 잉글랜드대표팀에서는 그동안 아주 형편없었다.

루니는 맨체스터 유니폼을 입고 열린 첫 번째 경기인 2004년 9월 터키 페네르바체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당시 18세였고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로2004 대회의 잉글랜드대표팀 최고 선수였다. 매혹적이고 근심 걱정 없는 10대였다. 어떤 경기에 나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때 오른발 뼈가 부러졌다.

매클래런 감독은 리더가 아니다. 그는 훌륭한 선수들을 이끌 줄 모른다. 선수들이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 매클래런 감독은 루니의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뽑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루니는 대표팀 탈락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게 없다.

우리는 루니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갖고 놀 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의 해트트릭은 다른 어떤 골보다 멋지다. 그는 열광적인 아마추어 복서처럼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를 다루는 기술에 대해 그 안에 잠재된 ‘괴물’을 빼내지 말고 오히려 더 빛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를 위해서 감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매클래런 감독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모두는 루니가 단점 없는 선수이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루니는 살살 약을 올리면 불끈한다. 그래서 경고를 받는다. 그러면 다시 심판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다시 경고를 받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지난 월드컵 때 당시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부상당한 루니를 너무 빨리 뛰게 했다. 당시 코치였던 매클래런 감독도 이를 묵인한 책임이 있다.

반면 퍼거슨 감독은 번뜩인다. 재능이 있으면서 실수를 하는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최고의 실력을 이끌어낸다. 퍼거슨 감독은 그들의 재능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이 조금만 잘난 체해도 가차 없이 잘라 버린다. 그는 데이비드 베컴이 팝 스타 아내에게 둘러싸여 있고 축구보다 상업적인 가치를 좇자 가차 없이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 버렸다. 이게 파워 매니지먼트다.

루니의 재능은 명백하다. 그러나 루니가 ‘성인’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랍 휴스 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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