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누리꾼 집단 항의에 4년전 사건 재수사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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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피해자의 거듭된 수사 요청을 묵살해 온 경찰이 누리꾼의 집단 항의를 받고 나서야 4년 만에 재수사에 나섰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1일 “가해자 신원을 파악할 수 없어 종료한 2003년 5월 신모(25·여) 씨가 지하철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신 씨가 가해자의 친구를 붙잡아 왔으나 가해자의 친구가 “난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떼자 수사를 종료했다. 신 씨는 7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누리꾼의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신 씨가 글을 올린 지 4일 만에 조회수가 8만여 건에 이르고 경찰을 비난하는 400여 개의 댓글이 달리자 경찰은 자체 회의를 연 뒤 재수사하기로 했다.

신 씨는 2003년 5월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남자 2명이 자신에게 “뚱뚱하고 못생겼다” “돼지가 말도 한다”며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사과를 요구하다 다섯 정거장이나 가는 동안 폭행을 당해 입술이 터지고 눈에 멍이 들었다.

신 씨는 지하철 문이 열려 도망간 폭행 가해자 대신 그 친구를 잡아 경찰에 넘기고 휴대전화로 찍은 가해자의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경찰은 “사진에 찍힌 사람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다”며 석 달 후 이 사건을 덮었다.

‘대인기피증’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신 씨는 청와대 게시판과 관할 경찰서에 진정을 해도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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