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많아 행복한 일본 대학생들

  • 입력 2007년 2월 16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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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학 졸업생들은 요즘 여러 군데 입사시험에 합격해 놓고 직장을 골라 간다. 5년 연속의 경기호황 덕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니트족(族)’이 넘쳐 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프리터(free+arbeiter)’가 400만 명을 넘었던 것이 까마득한 옛일이 됐다. 작년 구직자 한 명당 기업의 구인자 수가 1.08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일자리가 남아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일자리 구하기가 수월해져 일본 대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고 걱정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으로 ‘사회적 일자리’라는 어설픈 관제(官製) 임시직을 만들어 내지만 취업자 수는 감소했다. 1월 신규 취업자는 25만8000명으로 7개월 만에 최저였다. 청년취업자는 줄었고 구직 단념자(斷念者)는 늘어났다. 올해 일자리 30만 개 창출 목표도 비관적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에서 ‘취업 빙하기’가 끝난 것은 민간경제가 활기를 찾은 결과다. 작년 10∼12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도는 연 4.8%에 이르러 ‘일자리 풍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된다. 그런데 정부는 균형발전이란 미명 아래 수도권 투자를 규제해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길마저 막고 있다.

강성 노조도 기업 일자리 창출의 방해꾼이다. 고임금과 파업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국내에서 제조업을 꾸려 가기 힘겹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처럼 노조 때문에 입사예정자를 뽑아 놓고도 채용 못하는 곳까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9월 TV에 나와 “청년실업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대학생 발언에 ‘사회적 일자리’ ‘고용지원센터’ 등을 거론하며 “그래도 실업률은 낮다”고 얼버무렸다. 우리 청년들은 일본 젊은이를 부러워한다. 정부도 노조도 반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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