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열린우리당 집단탈당'에 기대와 경계 교차

  • 입력 2007년 2월 6일 1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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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6일 열린우리당의 집단탈당 사태를 계기로 정계개편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자칫 새 교섭단체에 신당 창당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계심도 드러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논평에서 "급기야 열린우리당의 지도부를 역임했던 분들이 중심이 된 집단탈당이 이뤄졌다"며 "이번 집단탈당은 열린우리당의 정치실험으로 민생이 최악이고 열린우리당은 실패한 정당임을 반증한 게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배신하고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정당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며 "열린우리당의 중도개혁세력은 하루 빨리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상 대표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분당과 침몰은 사필귀정이자 자업자득"이라고 평하면서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켜 오로지 권력을 따라 만든 정당은 그 권력이 다하면 없어진다는 교훈을 또다시 얻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은 참여정부의 임기말 권력누수와 불투명한 정권 재창출 전망에 따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냉담한 반응이지만 향후 민주당의 대응 방향을 둘러싼 속사정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우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계개편 작업이 이번 집단탈당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열린우리당 재선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의 '동시 탈당에 의한 신당 창당'이 당의 공식기구에서 거부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통합작업이 또 다시 수면 위로 공론화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날 간부회의에서도 탈당파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집단탈당파를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존하고 있다. 특히 집단탈당파가 단번에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로 규모 면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만큼 오히려 정계개편 과정의 경쟁자로 작용하면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탈당파는 열린우리당의 2중대에 불과하다"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7일 오전 당내 중도개혁세력 통합추진 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열어 향후 통합의 로드맵이나 열린우리당 탈당파와의 관계설정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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