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왕초보 탈출 전략]수익률 계산해 보자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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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쪼그리고 앉아 저린 무릎을 움켜쥐면서 고스톱을 쳐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잠도 못 자는 생고생을 자처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건 돈을 벌기 위해서다. 물론 ‘스리 고’를 내지를 때의 짜릿한 희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그 아까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는 것이다. 수억 원이나 되는 돈을 대출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요즘 ‘뜬다’는 해외 펀드에 가입하려는 것도 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를 투자자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는 점이다. 고스톱에서야 어림짐작으로 손익을 파악할 수 있지만, 펀드 투자는 셈법이 다르다. 매번 전문가에게 수익률을 물어보는 것도 번거롭다. 그렇다고 그냥 통장에 찍혀 나오는 대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까? 아니다. 이참에 펀드 수익률 계산하는 방법을 배워보자. 알고 보면 쉽다.》

○적립식 수익률은 그때그때 달라요

펀드는 돈을 넣는 방법에 따라 거치식과 적립식으로 나뉜다. 거치식은 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것이다. 1000만 원이면 1000만 원, 1억 원이면 1억 원을 한꺼번에 불입하는 방식이다.

적립식은 중간에 수시로 돈을 넣을 수 있다. 매달 특정일을 정해 일정액을 적립하는 것도, 수시로 펀드에 돈을 넣는 것도 적립식이다.

거치식이냐 적립식이냐에 따라 수익률 편차도 심하다.

예컨대 이런 투자자가 있다. “아니, 지난해 중국 펀드 수익률이 50%를 넘었다는데 나는 왜 요거밖에 안 되지?”

이런 사람은 십중팔구 적립식 펀드 투자자다. 공식 발표되는 펀드 수익률은 모두 거치식을 기준으로 한다. 신문에 나오는 수익률은 모두 거치식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2005년 12월 30일 A라는 펀드에 가입했다고 치자. 이날 한꺼번에 1억 원을 넣었다. 거치식이고 기준가격(펀드를 사고파는 가격)은 1000원.

돈을 넣은 다음 날(주식거래일 기준)부터 주식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새해 증시가 열리는 2006년 1월 2일부터 이 돈이 운용된다.

펀드 가입 1년 뒤인 2006년 12월 30일 현재 기준가격이 1200원이 돼 평가금액이 1억2000만 원으로 불어났다면 펀드 수익률은 20%다.

하지만 적립식이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중간에 수시로 돈을 넣었는데 그때마다 증시가 출렁거려 기준가격이 달라졌으니 수익률도 다르게 계산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익률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주가수준 낮을 때 불입금액을 크게 해야

펀드에서 수익률을 구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준가격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기준가격은 수시로 변한다.

수익률을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돈을 찾을 때의 기준가격을 가입 당시의 기준 가격으로 나누고, 이 수치에서 1을 빼면 된다. 즉 ‘환매 시 기준가/가입 시 기준가―1’이 되는 것이다. 100을 곱하면 수익률이 나온다.

앞의 예에서 A펀드 수익률은 ‘(1200/1000―1)×100’이란 공식으로 20%가 나온 것이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김모 대리가 투자하는 B 펀드의 기준가가 1일에는 1000원, 10일에는 1200원, 20일에는 900원, 31일에는 1100원으로 변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10%다. 31일의 기준가 1100원을 1일 기준가 1000원으로 나누면 1.1이 나오고, 여기서 1을 빼면 0.1이 된다. 이를 백분율로 환산하면 10%다. 거치식으로 1000만 원을 넣었다면 한 달 만에 100만 원을 버는 셈. 만약 김 대리가 적립식으로 가입했다면 수익률이 어떻게 될까. 1일 100만 원을 입금한 뒤 주가가 오른 10일에 1000만 원을, 주가가 떨어진 20일에는 100만 원을 넣었다.

이럴 때 김 대리의 수익률은 ―4.25%가 된다. 수익률은 다음과 같이 구해졌다.

100만 원×(1100/1000-1)+1000만 원×(1100/1200-1)+100만 원×(1100/900-1)=―51만1111원. 약 51만 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 결과는 주가가 높을 때 돈을 많이 넣고, 주가가 낮을 때 돈을 적게 불입한 탓이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불입금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투자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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