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200원 때문에 떼인 수영 태극마크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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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짜리 동전 두 닢 때문에 운동선수 최고의 영예인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면 어떤 기분일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금메달 유망주 박태환(18·경기고)의 개인훈련 파트너인 국내 남자 자유형 중장거리 ‘2인자’ 강용환(22·강원도청)의 경우가 그렇다.

대한수영연맹은 17일 오후 3시 상임이사회를 열어 강용환을 국가대표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연맹 정일청 전무이사는 “강용환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소집시한인 10일 오후 4시까지 태릉선수촌에 들어오지 않았고 촌외 개인훈련 신청서도 하루 지난 11일 오후에야 연맹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정은 이렇다. 8일 박태환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집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며 박태환과 개인훈련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 강용환은 9일 아침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57) 씨와 함께 우체국을 찾아 개인훈련 신청서를 우편으로 연맹에 보냈다.

접수시간은 박태환과 강용환이 똑같이 오전 9시 43분. 그런데 박태환의 신청서는 10일 오후 1시에 연맹에 도착해 10일 오후 4시까지라는 마감 시간 전에 들어왔지만 어쩐 일인지 강용환의 것은 다음 날인 11일 오후 2시가 돼서야 도착했다.

아뿔싸! 박인호 씨는 박태환의 신청서를 1950원짜리 빠른 등기우편으로, 강용환은 이보다 200원 적은 1750원짜리 일반 등기우편으로 보냈던 것. 결국 강용환은 200원 때문에 태극마크를 떼이게 된 셈이다.

강용환은 18일 “크게 낙심하지 않는다.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된다”고 애써 태연함을 잃지 않았다.

반면 박태환은 1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좋은 파트너와 열심히 해서 한국 수영의 수준을 더 높이고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마음을 아는가 모르겠네요. 저도 이렇게 화가 나고 속상한데 용환이 형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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