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스톱.’ 고건 대선 불출마 선언…여야 새판짜기 회오리

  • 입력 2007년 1월 1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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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인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 14층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지자들이 내리지 못하게 막자 착잡한 듯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인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 14층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지자들이 내리지 못하게 막자 착잡한 듯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17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깊은 고뇌 끝에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늘부터 정치 활동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정국의 위기관리를 끝으로 평생 공복의 생활을 마감하려 했으나 예기치 않게 과분한 국민 지지를 받게 돼 그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모색하며 지금에 이르렀다”면서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도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 전 총리는 “저의 활동과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혀 지지율 하락이 불출마의 주된 이유임을 시사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대선주자 ‘빅3’였던 고 전 총리가 대선을 11개월 앞두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앞으로 대선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특히 고 전 총리를 범여권 통합신당의 대선후보로 한나라당 후보와 맞세우려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내 친(親)고건 성향 통합신당파 의원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으며, 여권에서는 ‘대안 후보’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는 성명서에서 “그동안 늦지 않은 시기에 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했는데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 달 지금이 그 적절한 시점”이라며 “더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돼 하루빨리 국민 통합을 이루고 나라의 희망을 찾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불출마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작성해 배포한 일문일답에서 “기존 정당의 벽이 높아 현실정치의 한계를 느꼈다”고 토로한 뒤 특정 대선후보 지지 여부에 대해선 “대선 관련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대선 캠프인 ‘희망연대’의 공동대표직과 싱크탱크 조직인 ‘미래와 경제’ 자문위원직을 사임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불출마를 선언하려 했으나 100여 명의 지지자가 기자회견 자체를 막자 준비한 성명서 배포로 대신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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